[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모든 콘텐츠가 웹으로 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하는 영화, 가요, 방송 역시 국한된 플랫폼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나온 콘텐츠들은 시간과 공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모든 연령층을 사로잡고 있다. 비단 극장으로만 한정됐던 영화는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도로 독창적인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유튜브 커버, 음원 어플이 성행이다. 각종 음원과 어플리케이션은 날씨, 기분, 취향에 맞는 곡을 추천한다. 방송 역시 TV라는 한정된 플랫폼이 아닌 웹드라마가 인기다. 4차 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떤 준비를 하는지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가 매주 1회 '랜선라이프' 시리즈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5G 시대가 열렸다. 지난 달 3일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세계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상용화했다. 5G는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은 약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기술이 사회에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영화계에 끼칠 영향에 대해 짚어봤다.

■ 극장 미개봉 콘텐츠 활성화되나

특히 5G는 미디어 분야에서 뚜렷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의 가전·정보 기술 전시회인 CES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시대의 뚜렷한 변화는 미디어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4G 시대에 PC에서 하던 일을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게 됐다면, 5G 시대에는 TV가 폰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증가하기 마련이다. 모바일에서도 끊김 현상 없이 매끄럽게 콘텐츠 시청이 가능한 5G 시대에는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들이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자사의 OTT 플랫폼 ‘옥수수’와 지상파 3사 프로그램이 담긴 OTT 플랫폼 ‘푹’(POOQ)의 통합법인을 추진하고 있다. IPTV 가입자 성장과 모바일 OTT사업 확대, 신규 콘텐츠와 서비스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송사업자와 뉴미디어 사업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KT 역시 워너브러더스, 소니픽처스, NBC유니버설,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 파라마운트픽처스, 이십세기폭스 등 할리우드 6대 메이저 스튜디오와 손잡고 국내 미개봉 할리우드 영화를 제공하고 있다.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극장용 콘텐츠와 OTT용 콘텐츠의 구분이 서서히 생기고 있다”며 “콘텐츠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들의 제작이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라고 귀띔했다.

■ 사용자 참여 유도 콘텐츠 시대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가상현실(VR), AR(증강현실)은 정부가 꼽은 5G의 5대 핵심 서비스 중 하나다. 물론 5G 시대 전에도 VR, AR 콘텐츠는 제작돼 왔다. 그러나 데이터 지연 문제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곤 했다. 5G 기술이 실시간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되며 실감 콘텐츠가 더욱 활성화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통신사들은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VR 플랫폼 U+VR을 통해 5G 전용 콘텐츠를 연말까지 1500편으로 늘려 제공한다. 또 VR 콘텐츠 회사 벤타VR에 투자해 VR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구글과 공동제작한 VR 콘텐츠를 상반기 중 U+VR 플랫폼과 유튜브를 통해 독점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OTT 플랫폼 옥수수에 SKT 5GX관을 마련하고 8000여 편의 콘텐츠를 서비스 중이다.

국내 VFX업체들이 콘텐츠 VFX 제작 사업과 미디어 사업 전반의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이병헌, 하정우 주연 영화 ‘백두산’을 준비하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도 ‘킹덤’을 제작한 에이스토리의 지분 4%를 취득했다.

이들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영화, 드라마, 광고를 비롯해 신규 미디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모팩, 위지윅스튜디오 등은 5G 시대의 핵심 콘텐츠로 불리는 실감 콘텐츠를 연구 중이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오는 1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영상축제 부산콘텐츠마켓에서 VR TOON ‘조의 영역’ ‘살려주세요’를 선보인다. 부산콘텐츠마켓은 영상콘텐츠의 공동제작, 투자, 배급, 유통 비지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뉴미디어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글로벌 영상 비지니스 축제다. 올해 47개국에서 1100여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국내 최고의 뉴미디어 업체 및 관계자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방문해 뉴미디어 콘텐츠를 체험하고 즐기도록 유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덱스터 스튜디오 관계자는 “국내 대표 가상현실 콘텐츠로서 참가해 일반인들에게 선보인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지니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뉴미디어 제작 기술력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인터렉티브, 네트워크 등 체험적인 요소가 추가된 VR게임, 워킹형VR 등 기존의 스토리텔링형 VR 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포맷으로 제작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덱스터 스튜디오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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