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직원 만족도 높고, 고부가 가치 창출 기대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보험·카드사에 로봇 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직원들은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도입으로 업무 자동화가 실현되면서 단순·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고 야근도 줄어들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 의무화, 4차 산업혁명 등에 따라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한 디지털 서비스들이 고객 편의에서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보험사, 단순·반복 업무 줄어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라이나생명, 오렌지라이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현재 RPA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RPA(Robot Process Automation)를 도입하며 업무 자동화 실현에 나섰다.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7일 전사 35개 업무 43개 프로세스에 RPA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RPA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사업을 뜻한다. 사람이 하는 여러 업무들을 로봇 소프트웨어가 수행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수행하던 단순 반복 업무나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대량의 업무처리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한다.

예를 들면 고객의 수익률 통계 산출 같은 대량 업무나 보험금 당일 지급 심사 등 반복적 알고리즘을 갖는 업무는 RPA가 자동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RPA 도입을 위해 부서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기술검증 및 적용업무 선정 등 사전 준비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신계약 보험심사(언더라이팅) ▲보험금 지급 심사 ▲고객 서비스 ▲융자 ▲퇴직연금 ▲인사 프로세스 등 35개 업무 43개 프로세스에 RPA를 우선 적용했다.

구원회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본부장은 "이번 RPA 도입은 미래에셋생명의 모든 임직원이 고객중심의 관점에서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반복 업무를 RPA로 전환하면서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는 대폭 개선됐다. 반복적인 업무 처리나 단순검증 시간이 줄어들었고, 오류 발생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게 낮아졌다.

삼성생명도 RPA 도입 6개월 만에 총 50여개 업무에 적용해 연간 2만4000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6개월 사이에 반영된 대표적인 RPA 사례들은 ‘아파트 담보대출 기준시가 조회 및 입력(연 1800시간)’, ‘콜센터 상담사별 고객만족도 결과 전달(연 1700시간)’, ‘단체보험 추가가입(1500시간)’ 등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RPA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현재 사내공모를 통해 추가 운영인력을 선발하고 2개월간의 역량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기존 50개 업무에 더해 추가로 50개 업무를 자동화해 직원들의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DB손보도 최근 RPA를 도입하고 ▲보고서작성 ▲계약관리 ▲전자문서관리 ▲자료수집 ▲모니터링 ▲지수업데이트 등의 업무를 RPA를 통한 자동화 업무로 전환, 이를 통해 연간 약 2만9000시간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했다.

KB손보는 지난해 RPA공모전을 진행하고 기존의 장기보험 제 지급 관련 등록 업무 시 직원들이 반복적으로 수행해오던 업무 프로세스에 RPA를 적용했다. 이외에도 총 47건의 아이디어를 적용, 업무시간 절감 효과는 월 평균 약 3000여 시간에 달한다.

앞서 도입한 삼성화재의 경우 65개 단순 업무에 적용해 월 5000 시간을 대체하며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RPA를 통해 확보된 시간은 창의적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에 집중하며 새로운 성과를 발굴하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 카드사, 전문성·신속성 기대

카드사들도 RPA 도입으로 직원들의 전문성·신속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AI-ARS(인공지능-자동응답시스템)에 최신 RPA(로봇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사진=현대카드

현대카드는 AI-ARS에 최신 RPA 기술을 적용해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현재 현대카드의 인공지능 상담원은 최대 고객 100명까지 동시 처리가 가능하며, 하루 최대 3000콜 가량 응대 중이다.

현대카드는 이번 AI-ARS 시스템 도입으로 향후 월 평균 150만 건에 이르는 상담 건 중 최대 30%인 45만 건 가량을 인공지능 상담원이 응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 분실 신고, 습득 카드 처리, 국제 정산 업무 프로그램 등에 RPA를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모집인 성과 보상금 정산, 자동차 리스·렌탈 실행, 오토론 차량출고 처리 등 약 70개 업무에 RPA를 도입해 업무 효율화를 꾀한 상태다. 우리카드도 RPA 도입이 가능한 업무를 발굴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디지털 업무혁신 가속화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RPA가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는 단순반복 업무 중심이라 인력의 퇴사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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