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쥴'(JUUL), 국내 상륙 임박... 美 점유율 70%
국내 담배업계, 쥴 출시 눈여겨봐... “시장상황 지켜볼 것“
한국형 쥴, 기존 쥴에 니코틴 함량↓... 미국에서처럼 인기몰이 할지는 미지수

[한스경제 임세희 기자] 미국 액상형 담배 ‘쥴(JUUL)’이 5월 중 한국에 상륙한다. 이에 국내외 관련 기업들은 쥴의 마케팅 전략 등 전자담배 전반의 지형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쥴 랩스'(JUUL Labs)는 쥴을 판매하는 회사로, 지난해 말 한국법인으로 쥴랩스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고 특허청에 쥴 상표권도 출원했다.

쥴랩스코리아는 오는 24일부터 면세점과 편의점을 통해 쥴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며 신사동, 광화문 등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쥴 랩스의 '쥴'(JUUL)/사진=쥴 랩스 홈페이지

◆쥴(JUUL), 미국 담배시장 점유율 70%...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려

쥴은 전용기기에 액상형 니코틴이 든 포드(pod)을 끼워 사용하는 폐쇄형 시스템(CSV)방식 전자담배다. 담배잎을 찌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비해 특유의 찐맛과 냄새가 나지 않고, 유해한 담배연기 대신 수증기가 나온다는 게 쥴의 특징이다. 이미 국내서도 일부 소비자들이 직구를 통해 구매하고 있다.

해당 전자담배는 미국 현지에서 깔끔한 디자인과 사용감, USB단자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충전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 2017년 첫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미국 시장점유율 70%를 돌파하며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이라고 불린다.

이 강세를 이어 쥴랩스는 최근에는 미국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캐나다, 러시아, 이스라엘 등으로도 쥴의 판매 영역을 넓혔다.

KT&G의 '릴 하이브리드'/사진=연합뉴스

◆담배업계 “쥴 출시 후, 시장변동 상황 및 반응에 따라 대응할 것”

이에 기존 담배업계들도 쥴의 국내 출시를 눈여겨 보고 있다.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British American Tobacco·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 등 국내 대형 담배업체들은 쥴의 국내 출시 이후 시장상황이나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KT&G는 발빠르게 지난해 말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과 액상형 카트리지를 결합하는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가열식 전자담배인 기존 릴, 릴 미니, 릴 플러스와 달리 디바이스에 액상 카트리지를 결합해 사용한다. 기존 가열식 전자담배 대비 연무량이 향상되고 특유의 찐맛은 줄였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한 KT&G는 지난 3월에 액상형 담배인 ‘릴 팟’ ‘릴 시드’ 등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해 업계 중 가장 적극적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필립모리스와 BAT는 해외에서 CSV 방식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어 쥴 시장 반응을 살핀 후 국내에도 CSV 방식 전자담배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립모리스는 '쥴'과 유사하게 USB 충전이 가능한 CSV 방식 전자담배 '아이코스 메쉬'(IQOS mesh)를 출시해 영국 시장에 진출했고, BAT도 지난 2013년 액상형 전자담배 '바이프'(Vype)를 출시해 현재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형 쥴, 미국 쥴보다 니코틴 함량↓.. 업계 “경쟁력 없을 것이라 예상”

하지만 업계에선 쥴이 본진에서만큼 국내에서도 파격적인 인기를 보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과거 액상형 전자담배는 잠깐 초반 강세를 보이다가 쪼그라 들었다.

쥴은 국내에 니코틴 함유량을 조절해 상륙한다. 이른바 ‘한국형 쥴’이 되는 것이다. 한국형 쥴은 한국 담배법 기준인 니코틴 함량 2% 이하보다도 더 줄인 1% 미만으로 낮춰져 소비자들에게 선보여질 예정이다.

'쥴 랩스' 로고/사진=쥴 랩스 홈페이지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쥴 전용 담배 포드의 니코틴 함량은 3~5%으로, 국내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의 면제에 관한 규정'에 따라 담배에 니코틴 함유량이 2%가 넘어 소매점에서 판매될 수 없다. 쥴은 영국에서도 니코틴 함량을 1.7% 정도로 낮춰 판매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단단히 입지를 굳히는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도 변수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6월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를 시작으로 8월 BAT코리아의 ‘글로’(glo), 11월 KT&G의 ‘릴’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전체 담배 시장의 10%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가 향후 2022년에는 전체의 33.2%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쥴이 어느 정도의 점유율을 가져가더라도 기존 국내담배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미국의 경우 안정성의 문제로 권렬형 전자담배 판매가 금지돼 미국 현지에서의 쥴의 인기몰이가 가능하게 했다는 추가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쥴이 미국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끈 이유는 니코틴 함량이 높아 일반 담배와 흡사하기 때문"이라며 "국내 기준인 1%미만으로 니코틴 함량을 낮춰 들어오게 되면 기존에 유행하다 사라진 액상형 전자담배처럼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쥴의 등장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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