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만나 사업 투자 등 논의
트럼프, 트위터에 "신 회장과 만나 기쁘다" 소감 밝혀
국내 재계, 대미 사업에 긍정적 영향 끼칠 것으로 전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현지시간) 오후 4시 15분께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롯데그룹 제공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최초다. 국내 기업들은 이번 만남이 그간 미국 눈치 보기에 전전긍긍하며 스킨십 강화에 열을 올리던 노력에 청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13일(현지시간) 신 회장이 이날 오후 4시 15분께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백악관에서 만남은 롯데그룹의 요청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2017년 1월 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대기업 총수 가운데 최초다. 이날 자리에는 조윤제 주한미국대사와 롯데 관계자들, 그리고 매슈 포틴저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함께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9일 준공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 공장에 대해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에 대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생산품에 대해 질문했다. 이어 롯데그룹 사업 현황과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사업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또한 양국의 관계 강화를 위한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롯데 신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소회를 남겼다.

이어 "그들은 루이지애나에 31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대미 투자는 한국 기업으로부터의 최대 규모로, 미국민을 위한 일자리 수천 개를 만들었다"라고 덧붙이며 "한국 등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트럼프 대통령 만남 소식이 알려지면서 재계 일각에선 신 회장의 이번 행보가 국내 기업과 미국과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 해부터 줄곧 2차 이란 경제 제재와 북한 사업 가능성 등에 대한 미국의 태도로 눈치를 본 것은 사실"이라며 "(신 회장과 트럼프 만남이) 앞으로 대미 사업에 대한 좋은 영향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트럼프 정부는 출범 이후 국내 기업에 대해 높은 관세 장벽과 통상 압박 심화 등 높은 수준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국내 기업을 단단히 옥좼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잇따라 생산 공장을 짓는 등 미국과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더욱이 지난 13일 미국이 중국과의 관세 전쟁을 시작, 국내 경제와 기업에도 불똥이 튈 것이란 전망이 있었기에 이번 면담이 앞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미국의 자세 변화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미국 롯데케미칼 석유화학 준공식에 참석했다./롯데그룹 제공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에서 진행한 롯데케미칼 석유화학 준공식에 실비아 메이 데이비스 백악관 정책조정 부보좌관 편으로 롯데의 대미 투자와 관련한 축전을 신 회장에게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축전에서 "대미 투자라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 롯데그룹에 박수를 보낸다"라며 "이 투자는 미국의 승리이자 한국의 승리이고, 우리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한 "31억 달러(약 3조6천억원)에 달하는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 중 하나이며, 한국 기업이 미국의 화학 공장에 투자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의 루이지애나 공장은 에틸렌을 연간 100만t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설비를 갖췄다. 총사업비는 31억 달러(약 3조6000억원)로 국내 단일 기업의 대미 투자 규모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롯데는 지분의 90% 이상을 투자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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