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한진그룹의 동일인(총수)자리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오른다. 이에 다소 삐걱거리던 ‘3세 경영’이 제 궤도 위에 오른 모양새다.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 제출이 늦어지며 한진의 내부갈등 가능성이 떠올랐지만 일단은 일단락되며 ‘조원태 체제’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 상속과 몸집을 키우고 있는 강성부 펀드와의 경영권 싸움 등 관문이 남아있어 조원태 회장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전날인 13일 조원태 회장을 고 조양호 전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수로 결정하고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진 측이 이날 오후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며 "서류 검토를 거쳐 15일 예정대로 한진그룹을 포함한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내지 못하다 지난 3일 공정위에 공문을 보내 “차기 동일인에 관해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재계 일각에선 조 전 회장의 지분 상속을 포함해 경영권 승계에 있어 조원태 회장과 그의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여동생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사이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진그룹이 조원태 회장을 차기 총수로 지정하며 일명 ‘삼남매의 난’은 표면적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조 전 회장의 지분 상속과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와의 경영권 확보 등 대내외적인 과제는 산적하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한진칼→대한항공·한진→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한진가 지분 가운데는 조 전 회장 지분이 17.84%(우선주 지분 2.40% 제외)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장남 조원태 회장이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30%를 각각 갖고 있다. 조 회장의 지분은 조현아, 조현민씨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조 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확보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반면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는 14.9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KCGI는 한진칼 지분 2.18%를 추가 매입하며 지분율이 14.98%로 올랐다. 점점 몸집을 늘리며 한진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밖에 상속세도 넘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조 전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가치가 3500억여원으로 상속세율 50%를 감안하면 상속세는 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총수 지정 후의 그룹의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를 누가, 어떤 형식으로 할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본다. 고 조 회장의 상속배분에 대해선 아직 확인된 게 없는 상황이다.

 

강한빛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