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지원금, 리베이트 과다 지급 의혹 논란
1위 타이틀 확보는 했지만 뒷심은 미지수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대폭 주파수와 완벽한 보안기술, 차별적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1위 사업자로서 5세대(5G) 이동통신에서도 New ICT 전 영역을 선도할 것”

지난 1분기 주주총회에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강조했던 말이다. 이를 두고 1위 사업자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5G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이 1위 사업자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예측됐지만, 실제 경쟁에서는 1위 수성을 위해 불법보조금 살포라는 편법을 쓴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돼 결과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5G가입자 수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이동통신사 점유율을 보면 SK텔레콤은 47.2%로 국내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 사이에서 시장 점유율 5:3:2 구조를 고착해 왔다.

반면 지난달 3일 서비스가 시작된 5G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되는 만큼 초기 시장선점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에 첫 번째 5G단말기인 ‘갤럭시 S10 5G’가 출시되자 이통사들은 높은 공시지원금 제공과 다양한 증정 이벤트 등을 통해 고객확보에 열을 올렸다.

초기 시장선점은 KT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지난달 29일 기준 5G 가입자 수를 보면 가입자는 총 26만명으로 이 가운데 KT의 가입자가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KT가 이런 성과를 낸 데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함께 갤럭시 S10 5G 공시지원금을 경쟁사 보다 높게 책정한 것이 주요했다. 또 5G 커버리지 공개와 기지국수를 업계 최초로 공개하는 것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기반이 됐다.

하지만 지난 주말 상황이 급변했다. 5G 두 번째 단말기인 ‘LG V50 씽큐’가 출시되면서 SK텔레콤은 가장 비싼 요금제인 5GX 플래티넘(12만5000원)으로 가입시 V50 씽큐에 공시지원금 사상 최대 규모인 최고 77만원을 지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동안 V50 씽큐는 4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중 SK텔레콤이 불법보조금은 가장 많이 지원하면서 고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 대리점을 통해 유포된 리베이트 중 SK텔레콤이 가장 큰 폭으로 지원하면서, 번호이동 조건이 SK텔레콤이 가장 좋았다”며 “그 동안 강조해 오던 1등 이미지를 쌓기 위해 작심한 것 같다”고 귀뜸했다.

특히 SK텔레콤의 올해 1분기 이동통신(MNO) 매출은 2조41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1%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의 MNO 매출은 0.5% 감소한 1조7325억원을 기록했으며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0.8% 증가한 1조3447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SK텔레콤의 가입자가 KT와 LG유플러스로 빠져나간 부분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상황이 다급해진 SK텔레콤이 5G에서도 고객 확보를 위해 높은 공시지원금과 유통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1위 수성에 나섰을 것이란 추측이 업계 한편에서는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장 과열과 관련해서는 타 통신사보다 높은 공시지원금을 제공했기 때문으로 보이고, V50가 출시되기 이전부터 SKT가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분간 이 같은 불법보조금 살포도 힘들어 질 전망이다. 5G 단말기 판매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3일 이통3사 임원회의를 개최하고 관할 유통점의 불법적 지원금 지급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줄 것을 요청하고, 향후 불법 보조금 지원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한편 SK텔레콤은 내년까지 5세대(5G) 네트워크 가입자 600만~7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만큼 앞으로도 계속 1위 수성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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