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국·중국, 스타트업·중기벤처 전용 증권시장 활성화...국내 코넥스, 상장기업 급감
지난 1월 30일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이 코넥스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미국과 중국이 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자금조달 시장을 활성화하는 반면 우리나라 코넥스 시장은 쪼그라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버,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디디추싱, DJI 등 미국과 중국의 유니콘 기업들이 급격한 성장세를 구가하며 세계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이들의 성장 이면엔 사업 초기부터 이뤄진 충분한 자금조달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은 대기업 위주의 다우와 IT기업 위주의 나스닥 시장 외에도 다양한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올 연말께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증권거래소가 추가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미 증권위원회는 최근 ‘롱텀스톡익스체인지(LTSE)’가 신청한 증권거래소 설립안을 승인했다. LTSE는 스타트업 육성과 장기 투자를 위해 기존 거래소들과는 차별화된 규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타트업의 장기 성장전략 실행을 위해 분기별 실적 가이던스 공개 규정을 없애고, 주주들이 스타트업의 주식을 오래 보유할수록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번째 스타트업 전용 거래소 '커촹반' 설립을 준비 중이다. 커촹반 설립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결정했으며, 중국 최초의 등록제 기반 거래소가 될 전망이다.

스타트업의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일정한 기준만 충족할 경우 거래소 상장이 가능해졌다. 기존 거래소들이 모두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인 조치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스타트업 전용 거래소 '차스닥' 역시 여전히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국내 스타트업,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지원과 모험자본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개설된 코넥스(KONEX) 시장은 개설 이후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시장을 통한 자본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 개설됐지만,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코넥스 시장은 지난 2013년 개설된 이후 2015년까지 연 평균 40~50개 정도의 기업이 신규상장 됐지만, 이후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특히 올해의 경우엔 이달까지 신규 상장 기업수가 겨우 1개에 머물고 있다. 지난 4월 상장한 이노벡스 한 곳만이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됐다.

신규상장 기업이 줄고 있는 것과 함께 전체 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 수는 모두 151개에 불과하다. 코스피나 코스닥 시장의 경우 1000여개 안팎의 기업이 상장돼 거래되는 것과 비교하면 자금을 조달하기를 원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거래대금 역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0억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이었던 48억원에서 더 줄어든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이나 초기 벤처,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코넥스 시장이 만들어졌지만, 아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한국거래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거래소는 코넥스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한국IR협의회, 키움증권과 공동으로 오는 22~23일 이틀 동안 ‘코넥스 혁신성장기업 IR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IR 컨퍼런스엔 코넥스시장에 상장된 바이오·반도체 등 혁신성장 업종 관련 기업 70곳 외에도 코스닥 이전상장기업 6곳을 초청해 총 76개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IR 개최를 통해 코넥스 기업 관련 정보제공을 확대해 투자자들의 정보수요 충족 및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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