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다시 검색하는' 비트코인…1000만원 근접, 왜 오르나?
'지하철에서 다시 검색하는' 비트코인…1000만원 근접, 왜 오르나?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9.05.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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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상승장 둘러싼 3가지 배경
①대안 투자처 ②업계 자체 호재 ③가격 조작설
비트코인은 15일 오후 2시 현재 8010달러(약 95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올해 중 가장 높은 980만원까지 치솟은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새 200만원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사진=flickr
비트코인은 15일 오후 2시 현재 8010달러(약 95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올해 중 가장 높은 980만원까지 치솟은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새 200만원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사진=flickr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BTC)이 일주일 새 200만원 넘게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800만원을 돌파한 비트코인은 사흘 만인 14일 980만원까지 치솟으며 1000만원 돌파를 눈 앞에 뒀다.  15일 오후 2시 현재 약 957만 원에 거래되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조정을 겪고 있으나 매매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재상승인지, 아니면 단기 거품형성의 한 국면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으나 비트코인 상승세에 이더리움과 리플, 라이트코인 등 시가총액 상위권 가상화폐도 동반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 이른 아침 지하철에도 가격흐름을 살펴보는 직장인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오랜 침체기에서 깨어난 가상화폐 시장을 두고 그 배경으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제 정세 혼란에 따라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가상화폐로 모이고 있다는 분석에서 특정 세력의 가격 조작 가능성까지 낙관과 비관이 공존하는 모양새다. 비트코인 상승장을 둘러싼 3가지 상승 배경(시나리오)를 짚어본다.

◆ 미·중 무역갈등 틈새…가상화폐로 모이는 투자금

우선 시야를 가상화폐 시장 밖으로 넓혀보면 미·중 무역갈등이 눈에 들어온다. 미국의 관세폭탄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서면서 국제 정세 불안 속 증시와 외환 등 전통 금융시장도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시가 급락하는 반면 안전자산인 달러는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원선까지 올라 1200원을 넘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증시는 지난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의 3대 증시인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S&P500지수도 2~3%대 낙폭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코스피가 장중 2050선이 무너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전통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 비트코인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1일 이후 완만한 가격 상승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은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된 이달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시장 변동성이 강화되면 달러나 금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모이지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틈새 투자를 위한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가상화폐 전문 투자사인 인터체인지(Interchange)의 댄 헬드 공동 창립자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위험 자산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트코인이 채권이나 금처럼 ‘위험 회피용’ 투자처로 쓰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과 뉴욕 증시의 3대 지수인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S&P500지수는 최근 1개월간 정 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급등 시점과 뉴욕증시 급락 시점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래픽=허지은 기자
비트코인과 뉴욕 증시의 3대 지수인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S&P500지수는 최근 1개월간 정 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급등 시점과 뉴욕증시 급락 시점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래픽=허지은 기자

◆ 업계발 호재 때문?…JP모건·페이스북·ICE도 가세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업계 내부의 호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별다른 호재가 없었던 가상화폐 시장엔 올해 들어 글로벌 대기업을 중심으로 굵직한 사업과 프로젝트 출시 뉴스가 빼곡히 채워지고 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백트(Bakkt)는 오는 7월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의 추가 실시는 지난 2017년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이후 처음이다.

페이스북과 미국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자체 가상화폐 발행에 나선다. 이들은 각각 스테이블코인 형태의 ‘리브라(Libra)’와 ‘JPM’코인을 발행해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전세계 25억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페이스북과 일 거래량만 6조달러(약 7131조원)에 이르는 JP모건의 움직임에 향후 가상화폐 사용이 업계 전반으로 퍼진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장 둘러싼 3가지 배경. 그래픽=오의정 기자 omnida5@sporbiz.co.kr
비트코인 가격 상승장 둘러싼 3가지 배경. 그래픽=오의정 기자 omnida5@sporbiz.co.kr

◆ 상승장 뒤의 ‘검은 손’…가격 조작 의혹

가격 조작의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간 가상화폐 가격이 상승할 때마다 배후에서 가격을 펌핑하는 소위 ‘작전 세력’이 있다는 의혹은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금융감독기관의 엄격한 관리와 다양한 안전 장치가 있는 전통 금융시장과는 달리 가상화폐 시장에선 이러한 세력을 걸러낼 수 없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실제로 가상화폐 가격이 치솟은 지난 2017년에 가격 조작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존 그리핀 텍사스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6월 발간한 논문에서 “2017년 가상화폐 가격 급등은 실수요가 있는 투자자가 아닌 소수의 큰 손 들의 은밀한 움직임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며 “비트파이넥스(Bitfinex)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뚜렷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격 조작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쉽게 이뤄질 수 있다”며 “비트코인과 가상화폐 가격 펌핑은 실제 수요와 공급을 무시하더라도 소수의 거래자들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기술적인 시스템을 보더라도 아주 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상품거래위원회(USCFTC)의 티모시 마사드 전 의장도 “(가상화폐) 가격 조작은 규제와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시장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우려해야 한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중심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정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여전히 규제에 구멍이 너무 많다”고 CNN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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