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소비가 많아지면서 방송사들의 모바일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방송채널사업 법인 현대미디어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미디어는 최근 동영상 사이트에 첫 디지털 스튜디오 '마이크로 코리아'를 론칭했다. 현대미디어에서 '스타일 라이킷', '보딩패스' 등 여러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연출한 신봉철 PD는 '마이크로 코리아'의 총책임을 맡아 모바일 생태계에서 새로운 길을 일구기 시작했다. 신 PD는 지금껏 일을 하며 느낀 바, 연출가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는 '적응력'이라고 이야기했다.

-'마이크로 코리아'는 외국인이 소개하는 한국 문화 콘셉트다. 이런 내용을 기획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아웃도어 채널인 ONT에서 '보딩패스'라는 프로그램을 했다. 그 프로그램을 연출할 때 한창 여행 콘텐츠에 빠져 있을 때였다. 그 프로그램을 하면서 한국에서 거주하는 여러 외국인 분들을 알게 됐다. 그 덕에 '마이크로 코리아'에 출연하면 좋을 만한 분들을 알게 된 거다."

-어떤 타깃층을 고려하고 '마이크로 코리아'를 론칭하게 됐나.

"그냥 여행 콘텐츠라고 하면 타깃층이 좀 넓을 텐데 '마이크로 코리아'는 조금 서 세밀하다. 한국을 사랑하는 이들이 정말 많다. 그런 분들의 눈을 통해 한국을 새롭게 발견한다는 게 우리 프로그램의 포인트다. 그런 신선함을 즐기고 싶어하는 분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봐 주지 않을까 싶다. 또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가운데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는 분들, 또는 외국에서 먹어봤는데 그런 현지의 맛을 한국에서도 느끼고 싶어하는 분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앞으로 '마이크로 코리아'는 계속 외국인 출연진이 나오는 방송이 되는 건가.

"기본적인 기조는 외국인이 등장을 해서 한국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갈 것 같다. 우리가 날 때부터 보고 자라서 자연스럽게 느끼는 부분을 외국인들은 신선하게 본다. 그런 포인트들이 우리 프로그램의 핵심이 될 것 같다. 지금은 스튜디오물 형식으로 구성되고 있는데 앞으로 밖으로 나가 보기도 할 것 같다."
 
-최근 방송사들이 유튜브 등 디지털 콘텐츠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데.

"한창 방송사들이 진출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

-TV용 콘텐츠와 모바일용 콘텐츠에 차이가 있을까.

"그런 논의는 막 방송사들이 이쪽 시장에 뛰어들 즈음에 활발하게 진행됐던 것 같다. 그 때는 '페이스북에서 먹히는 콘텐츠', '유튜브에서 먹히는 콘텐츠' 이런 것들을 구분하고 그 차이를 찾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10분짜리 웹 콘텐츠라고 해서 가볍게 만들어도 되는 게 절대 아닌 것 같다. 웹 콘텐츠라도 연출이나 후반 작업을 TV처럼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처음 입사했을 때와 방송계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방송 제작 시스템이라는 게 상당히 분업화가 돼 있지 않나. 지금까지 PD의 역할은 그림을 그리고 스태프들에게 지시를 하고 작업물을 모아서 협업을 이뤄내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안 했던 것들을 해야 하는 분위기다. 조연출 때 했던 것처럼 카메라를 들고 직접 나가서 촬영도 하고 큰 그림보다는 작은 사이즈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될 일도 있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런 것도 약간 방송의 트렌드인 거다. 2000년대에는 6mm 카메라의 전성기였다. 'VJ특공대'나 '무한지대Q'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였다. 지금의 유튜브 콘텐츠와 유사성이 있다고 본다."

-PD를 꿈꾸는 지망생들이 많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은 뭔가.

"적응력인 것 같다. 앞서 말했듯 방송 트렌드가 변하지 않나. 그런 것에 적응하면서 나 역시 힘들기도 했다. 지금도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 때면 유튜브에 맞는 자막이나 문법이 어색해서 팀원들에게 조언을 많이 얻는다. 후반 작업에 있어서는 특히 후배들에게 많이 배울 수밖에 없다. 젊은 사람들의 수준에 맞춰서 가야 한다고 본다."

사진=현대미디어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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