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모든 콘텐츠가 웹으로 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하는 영화, 가요, 방송 역시 국한된 플랫폼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나온 콘텐츠들은 시간과 공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모든 연령층을 사로잡고 있다. 비단 극장으로만 한정됐던 영화는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도로 독창적인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유튜브 커버, 음원 어플이 성행이다. 각종 음원과 어플리케이션은 날씨, 기분, 취향에 맞는 곡을 추천한다. 방송 역시 TV라는 한정된 플랫폼이 아닌 웹드라마가 인기다. 4차 산업 혁명시대를 맞아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떤 준비를 하는지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가 매주 1회 '랜선라이프' 시리즈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엔터테인먼트와 IT 업체가 손을 잡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로엔, SKT-SM, 네이버-YG 등이 대표적인 예다. IT 기업은 엔터사를 상대로 탄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반대로 엔터사는 경쟁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활용하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되고 있는 엔터계의 모습과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봤다.  

카카오M 소속 가수 아이유 / 카카오M 제공

■카카오 X 로엔·BH·숲·제이와이드·레디
과거 음원 사이트 멜론을 운영하던 로엔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6년 카카오와 손을 잡은 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카카오M으로 거듭났다. 이후 카카오M은 음악, 영상 콘텐츠 제공을 중심으로, '종합 콘텐츠 회사'로 입지를 늘리기 위해 변화에 속도를 냈다. 카카오톡에서 음악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을 도입하는가 하면, 음성인식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멜론을 탑재하는 등 플랫폼 통합 작업을 진행해왔다. 

음악과 영상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성장하기 위해 최근엔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 지분을 대거 인수하기도 했다. 이병헌, 한지민 등이 속해있는 BH엔터터테인먼트 7만주(189억), 공유, 공효진이 있는 숲엔터테인먼트 28만200주(140억), 제이와이드컴퍼니 7만(59억5000만), 레디엔터테인먼트 5만6000주(111억) 등이다. 카카오M은 새로운 엔터사 스타들과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려는 목표다. 

특히 카카오가 보유한 드라마 전문 제작사 메가몬스터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아티스트를 활용,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고,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메가몬스터가 제작을 담당한 tvN 드라마 '진심이 닿다'에서는 카카오M이 보유 중인 킹콩by스타쉽의 배우 이동욱이 출연하기도 했다. 

카카오M은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엔터사들과 손을 잡고 자체 콘텐츠 경쟁력, 나아가서는 글로벌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카카오M 관계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여러 콘텐츠를 우리 플랫폼은 물론 나아가 TV, 넷플릭스 등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목표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CES2019'에서의 SM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SKT 박정호 사장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KT X SM엔터테인먼트
SKT와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7년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당시 양사는 계열사인 아이리버, SM컬처앤콘텐츠(SM C&C)를 주축으로 콘텐츠 사업에서 협력을 추진했다. 각자 보유한 능력을 바탕으로 한류 연예 콘텐츠에서 2차, 3차로 파생되는 다양한 사업 기회들을 포착해 이어나갈 것을 계획했다. 

이후 두 기업은 계획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협력, 역량을 키웠다. 가장 눈에 띈 활동은 SM 소속 아이돌 공연 영상 콘텐츠가 지난해 10월부터 SKT의 영상 플랫폼 옥수수에 제공되고 있는 거다. 특히 옥수수 채널을 통해 공개된 콘텐츠는 여러 각도로 촬영된 영상을 시청자 기호에 맞게 선택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멀티 앵글 기능의 서비스를 갖춰 눈길을 끌었다. 이는 5G 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콘텐츠로 꼽히면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SKT-SM은 인공지능과 콘텐츠를 융합하는 미래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들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SK C&C 왓슨 기반의 인공지능 'Aibril(에이브릴)'과 SM 셀러브리티를 결합한 인공지능 스피커 'Wyth(위드)'를 공개한 것에 이어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9'에서는 5G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SKT 5GX을 기반으로 로봇·인공지능(AI)·가상/증강현실(VR/AR)과 결합된 형태로 'Robot DJ(로봇+SM콘텐츠)', '에브리싱 X 소셜VR(가라오케와 소셜·가상현실 접목)', '홀로박스(소통형 3D 인공지능 캐릭터)' 등 차세대 엔터 콘텐츠를 공개했다. SKT 관계자는 "인프라 공유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 로고

■네이버 X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와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7년, 지속적인 콘텐츠 분야 확장을 위해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기점으로 YG는 콘텐츠 전문 자회사 YG스튜디오플렉스 설립했으며, 콘텐츠 제작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네이버라는 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기 시작한 것. 일례로 새로운 아티스트를 탄생시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YG보석함'을 네이버 플랫폼 'VLIVE'(브이라이브) 공식 채널을 통해 진행했다. 

YG 자회사 YG플러스의 경우는 현재 네이버의 음악 플랫폼 '바이브'의 운영대행 사업을 맡고 있다. '바이브'는 사용자 개인의 취향을 고려해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해 주는 인공지능 기반의 음악 플랫폼. YG플러스는 '바이브'의 음원 공급부터 시작해 서비스 운영, 정산 등을 통해 네이버와 협력 중이다. 매출만 해도 지난해 2분기 36억 원에서 4분기 102억 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YG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의 컬래버레이션은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재근 문화 평론가는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과거 올드 미디어 중심으로 홍보 활동을 했던 엔터사들이 새로운 IT 기반의 미디어, 새로운 플랫폼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플랫폼을 통해 나오는 팬덤을 얻고자 하는 소속사와 홍보와 고객 유입을 목표로 하는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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