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상장기업 인수 위한 페이퍼컴퍼니, 안정적 투자에 초과수익까지 기대
스팩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다.(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원금보장'과 '고수익'은 모든 투자자들의 꿈이다. 하지만 이 꿈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다. 일부 사람들이 원금보장과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들을 유혹하지만 그 끝은 좋지 않은 결말로 이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코스피 지수가 연일 하락 중인 가운데 안정적인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품이 있다. 투자원금을 보전해 줌은 물론 고수익도 올릴 수 있다는 솔깃한 이야기가 들린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공모를 통해 다수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증시에 상장한다.

상장된 이후엔 3년 이내에 우량한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야만 한다. 만약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후 청산된다.

스팩은 청산시 투자자들에게 공모자금을 돌려준다. 원금보장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공모에 참여하지 않고 상장 이후 스팩에 투자하더라도 공모가인 2000원 이하의 가격에서 스팩을 매수했다면 역시 투자원금 이상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또한 스팩은 청산시 공모 이후 3년 간의 이자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보통 기준금리 수준의 이자가 제공된다. 보수적인 투자자에겐 나쁘지 않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 스팩이 본래의 설립 목적을 달성해 우량 비상장 기업과 합병할 경우 초과수익도 가능하다. 앞서 언급된 고수익은 바로 여기서 가능해진다. 실제로 우량 비상장 기업과 합병한 여러 스팩들은 합병 이후 무서운 급등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대박의 행운을 안겨준 바 있다.

토박스코리아와 합병한 대우SBI스팩1호는 합병 신주 상장일 이후 한달 간 120% 가량 상승했다. 클래시스와 합병한 케이티비스팩2호는 230% 이상 올랐다. 유에스티와 합병한 신영스팩3호는 220% 넘게 상승했으며, 콜마비앤에이치와 합병한 미래에셋제2호스팩은 무려 420% 가까이 급등했다.

그렇다고 스팩이 항상 대박을 안겨주는 만능 열쇠는 아니다. 우량 비상장사와 합병에 실패할 수도 있고, 청산을 피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부실한 상장사와 합병을 시도할 수도 있다. 대박의 기대감만 가지고 ‘묻지마 투자’에 나선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주가 급등시에 추격매수에 나설 경우 예상치 못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합병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스팩을 샀다가 합병이 무산되며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일반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평균 거래량이 적어 이유없는 주가 급등락이 나타나기도 한다. 마치 우선주 종목들이 이유없이 급등하는 경우와 유사한 모습이다. 이 경우에도 섣부른 추격매수에 나설 경우 원하는 시점에 주식을 매도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증시에 신규 상장된 한화에스비아이스팩은 상장 후 6거래일 동안 급등세를 보였다. 이 중 5거래일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7거래일 째를 맞이해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급락하며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다음 날인 15일엔 1% 가량 반등했으나 16일 오후 2시44분 현재 7.6%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스팩은 모두 47개 종목이다. 이 중 미래에셋제5호스팩(줌인터넷), 대신밸런스제4호, 제5호스팩(각 소프트닉스, 지니틱스) 등은 합병대상 기업을 확정하고 합병절차를 진행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2000원(공모가)의 하방 안정성을 기반으로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2000원대 초반의 매매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2010년 이후 증시에 상장된 스팩 중 절반 가량이 합병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투자한 스팩이) 운 좋게 우량 비상장 회사와 합병이 결정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합병 결정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거 대비 스팩의 합병성공률이 높아졌어도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는 스팩도 많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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