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결과에도 박수받아 마땅한 로드FC 권아솔 ‘희생정신’
아쉬운 결과에도 박수받아 마땅한 로드FC 권아솔 ‘희생정신’
  • 한라체육관(제주)=이상빈 기자
  • 승인 2019.05.19 1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드FC 권아솔, 홀로 단체 흥행 이끌어
사람들 관심 끌기 위해 악역 자처
실제 모습은 ‘인성 좋은 청년’ 그 자체
만수르 바르나위에 패한 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로드FC 권아솔. 만수르 바르나위에게 패해 라이트급 타이틀을 내려놓았지만 희생정신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로드FC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끝판왕’ 위용은 온데간데없었다. 로드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33)이 18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라1동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53 제주’ 메인 이벤트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에서 튀니지 출신 그래플러 만수르 바르나위(27)에게 힘없이 패했다.

2년 5개월 공백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속절없이 무너지는 그의 모습에 관중들은 일제히 탄식을 쏟아냈다.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지만, 제주에서 열린 첫 번째 로드FC 대회 흥행을 홀로 이끈 권아솔의 희생정신은 박수 받아 마땅했다.

권아솔은 ‘100만불 토너먼트’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2월 로드FC 052 때부터 이른바 ‘총알받이’를 자처했다. 권아솔의 도전자 결정전이던 만수르와 샤밀 자브로프(35)의 경기를 앞두고 악역을 소화했다. 자브로프의 사촌 동생인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와 설전을 벌였다.

이어 소셜 미디어로 상대 선수 실력을 깎아내리며 도발했다. ‘100만불 토너먼트’ 만수르와 최종전이 코앞에 다가왔을 때도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만수르를 1라운드 2분 안에 KO로 끝내겠다”며 호언장담했다.

권아솔(아래)은 18일 제주시 오라1동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53 제주’ 메인 이벤트 ‘100만불 토너먼트’이자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만수르 바르나위에게 1라운드 3분 44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 패했다. /로드FC
권아솔(아래)은 18일 제주시 오라1동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53 제주’ 메인 이벤트 ‘100만불 토너먼트’이자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만수르 바르나위에게 1라운드 3분 44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 서브미션 패했다. /로드FC

마침내 제주도에서 최종전 막이 올랐다. 권아솔은 1라운드 초반부터 만수르에게 펀치를 수 차례 허용하더니 그라운드 공방을 벌이다 3분 44초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서브미션 패했다. 그러자 인터넷 여론은 온갖 비방으로 휩싸였다. 일부 누리꾼은 “뿌린 대로 거둔다”며 그 동안 거친 입담과 도발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그에게 악담을 퍼부었다. 자업자득이라는 반응도 뒤를 이었다.

만수르와 최종전에서 패배한 뒤 마이크를 잡은 권아솔은 순한 양이 됐다. 독기를 뿜어대던 눈빛도 없었다. 이전에 보여준 거친 모습과 상반됐다. 이게 권아솔의 ‘진짜 모습’이다. 패배 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몸둘 바를 몰랐다. 우리가 알고 있던 권아솔은 그곳에 없었지만, 이제부터 알아야 할 권아솔이 그 자리에 있었다.

실제로 그를 경험한 사람들은 악동 같은 이미지가 “로드FC 흥행을 위해 하는 연기”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도발성 언행도 사람들의 관심을 비주류 스포츠인 종합격투기로 돌리기 위한 것일 뿐이며 실제 모습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들에게 인간 권아솔은 거친 말을 평소 한 적 없는 ‘인성 좋은 청년’이다.

권아솔은 만수르와 일전을 마친 뒤 무대 뒤에서 사진 촬영을 부탁한 팬들의 손을 놓지 않았다. 정성을 다해 카메라를 보고 웃었다. 팬들에게 끝까지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는 그에게서 애틋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