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카드사와 보험사의 실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신상품 출시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는 올해 신상품 출시에 조심스러운 반면 보험사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며 신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 카드사, 신상품 출시 조심스러워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드업계가 출시한 신상품은 ▲2월 현대카드의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3월 우리카드의 '프리미엄카드 로얄 블루'와 '카드의정석 포인트'의 리뉴얼 버전 ▲4월 신한카드의 '신한 더베스트플러스카드' 등에 그쳤다.
이마저도 과거 상품의 리뉴얼 및 제휴카드 상품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사실상 각 카드사를 대표할만한 상품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 올 상반기 신상품 출시가 눈에 띄지 않는 이유는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이 함께 논의 중인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체계 합리화 TF’가 아직 일단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다.
당시 금융위는 오는 6월까지 금융감독원과 업계가 논의해 실효성 있는 수익성 분석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각사 내규에 반영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부가서비스 비용이 가맹점 수수료나 연회비 등 이익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카드사들은 “섣불리 신상품을 내놨다가 추후 수익성분석 기준이 나와 맞지 않으면 다시 부가서비스를 조정해야해 단종 시켜야 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또한 신상 카드가 나온다 해도 기존 카드보다 부가서비스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도 카드사들의 고민이다. 이러한 카드 출시 지연 및 부가서비스 혜택 감소 등이 카드사들의 영업력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신규 상품에 관한 수익성분석 기준이 마무리되지 않았으나, 카드사가 원한다면 지금도 약관심사 진행 및 신상품 출시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로 인해 과거와 달리 신상품 출시를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드수수료 개편으로 일반 중·소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 수익은 연간 78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얼마 전 발표 된 카드사 1분기 실적도 수수료 인하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억원 감소했다.
◆ 보험사, 배타적 사용권 신청 늘어
반면 보험사들은 새로운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배타적 사용권’ 획득도 늘어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이 신청한 ‘배타적사용권’은 생명보험 6건, 손해보험 5건 등 총 11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건보다 83.3% 증가했다.
배타적사용권이란 각 협회의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보험소비자를 위한 창의적인 보험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게 일정기간 독점적인 상품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로 보험업계의 ‘특허권’ 개념이다.
사용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최장 12개월까지 3개월 단위로 나눠 부여된다. 독창성, 진보성, 유용성 등에 따라 상품별로 다르게 정해진다. 기간이 길수록 상품 창의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면서 다른 보험사들이 같은 상품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세먼지, 치매, 커넥티드 카, 반려견 등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획득하는 상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은 생보사는 ▲삼성생명 골절관련 위험률 2종(3개월) ▲라이나생명 재가급여 보장 간병특약(9개월) ▲KDB생명 디스크질병인 추간판탈출 진단 보장(3개월) ▲흥국생명 암과 치매 중 선발생 보장(6개월) ▲교보라이프플래닛 미세먼지 연계 보험료 할인(6개월) 등이다.
손보사는 ▲KB손해보험 요로결석 진단비와 응급실 내원비 보장(6개월) ▲NH농협손보 소근출혈보상담보(9개월) ▲DB손보 간편고지 장기요양등급 판정 관련 위험률 4종(3개월) ▲롯데손해보험 천식지속상태 담보 특약(3개월) ▲현대해상 커넥티드카 특약 자동 가입(3개월) 등의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 포화 등으로 보험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보험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배타적사용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2개 생·손보사의 1분기 순이익은 1조57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삼성생명·한화생명 등 11개 생보사의 순이익은 9410억으로 1.7% 줄었다 삼성화재·현대해상 등 11개 손보사의 순이익은 6348억원으로 14.9% 감소했다.
이승훈 기자 hoon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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