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P2P 플랫폼 로컬비트코인서 2억원 오가
‘투자 광풍’ 2018년 1월보다 두 배 많아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개인간 거래인 P2P(Peer-to-peer) 거래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이뤄지는 P2P 거래의 특성을 감안하면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장외 투자 열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가상화폐 P2P 거래 플랫폼 로컬비트코인(LocalBitcoins)에 따르면 5월 3주(5월 12~18일) 국내 비트코인 P2P 거래량은 1억9696만원을 기록했다. 로컬비트코인은 구매자가 직접 판매자를 선택해 거래가 가능한 P2P 플랫폼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248개 국가 지정화폐로 개인 간 거래를 지원한다.

로컬비트코인에 따르면 국내 비트코인 P2P 거래량은 비트코인 가격이 정점을 찍은 지난 2018년 1월 1주(12월 31일~1월 6일) 9618만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내내 8000만원 밑에서 움직였다. 올해 들어 글로벌 기업들의 가상화폐 사업 진출 소식이 알려지며 지난 2월 2주(2월 3~9일) 1억3233만원으로 올라선 뒤 지난 주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상화폐 P2P 거래 플랫폼 로컬비트코인(LocalBitcoins)에 따르면 5월 3주(5월 12~18일) 국내 비트코인 P2P 거래량은 1억9696만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정점을 찍은 지난 2018년 1월 1주(12월 31일~1월 6일)의 9618만원의 2배 수준이다./사진=코인댄스

가상화폐 P2P 거래 시세는 글로벌 시세와 약 4~5%가량 차이를 보인다. 구매자는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자는 시세보다 더 싼 가격에 거래를 해야 한다. 빗썸에서 이날 오후 2시 현재 비트코인은 956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로컬비트코인에선 1005만~1148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판매를 할 때도 909만~921만원 등 거래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팔아야 한다.

가격적인 불이익에도 P2P 거래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편한 거래 방법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하려면 거래소 사이트에 회원 가입 후, 별도의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거래소 계좌와 연결해 입·출금을 해야 한다. P2P 거래의 경우 판매자가 가진 가상화폐를 인터넷 쇼핑하듯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보유한 가상화폐를 판매할 때도 구매를 원하는 이와 직접 연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같은 특성 때문에 P2P 거래는 불법 자금 세탁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많다. 신원 확인 절차를 요구하는 가상화폐 거래소와는 달리 P2P 거래는 대부분 익명으로 이뤄지기 때문. 특히 은행이나 주식 등 제도권 금융 계좌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P2P 거래를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정부도 가상화폐 P2P 거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 등이 모여 지난 1월 29일 실시한 ‘가상통화 관련 관계부처 차관회의’ 논의 결과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 P2P금융·투자 프로젝트 중 일부 프로젝트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무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P2P 거래는 가상화폐 투자 중에서도 위험한 투자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인증 절차나 거래 방법이 지나치게 쉬워 큰 돈이 쉽게 오가는 경향이 많다”며 “P2P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건 투자 열기가 살아난다는 증거지만 그만큼 물밑 투자가 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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