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예비당첨자 5배수 확대론 '줍줍' 막기 역부족 그러면?
청약 예비당첨자 5배수 확대론 '줍줍' 막기 역부족 그러면?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9.05.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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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해 계약 가능토록"
기사 내용과는 관계없음./사진=황보준엽 기자
기사 내용과는 관계없음./사진=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정부가 규제지역 청약 예비당첨자 비율을 공급물량의 80%에서 5배수(500%)로 대폭 확대했다. 예비 당첨자가 청약을 포기하거나 당첨 부적격 판정을 받아 발생하는 미계약 분을 무순위 청약을 이용해 현금부자나 다주택자가 독식하는 이른바 '줍줍족'(줍고 줍는다는 의미의 신조어)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계약의 원인이 되는 고분양가 및 대출규제에 대한 손질 없이는 '줍줍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어차피 대출규제로 실수요자가 동원할 수 있는 돈줄이 틀어 막혀, 계약을 하려해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20일부터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입주자 모집 승인을 받은 단지에 대해서 예비당첨자 선발 비율을 80%에서 500%로 확대했다.

예를 들어, 1000세대 모집 단지가 기존에는 800명을 예비 당첨자로 선발했다면, 이제는 5000명을 예비 당첨자로 선발하는 것이다.

이는 미계약으로 발생한 잔여발생분을 실수요자인 1·2순위의 청약자가 아닌 현금부자나 다주택자가 싹쓸이하는 줍줍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미계약분이 감소하고, 발생하더라도 1·2순위 내 후순위 신청자가 기회를 갖게 돼 계약률이 높아지고 무순위 청약 물량이 최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계약을 유발하는 원인을 개선하지 않고 예비 당첨자 확대만으로는 줍줍을 막기에 역부족 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이 분양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결국 실수요자들로서는 차례가 돌아오더라도 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되는 민간아파트 중 분양가가 9억원이 초과된 아파트 비중이 48.8%에 달한다. 올해 분양되는 아파트 두채 중 한 채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 셈이다. 더욱이 투기과열지구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로 제한돼 대출로도 자금 마련이 어렵다. 집값이 10억원이라면 4억원만 대출돼 현금으로 6억원이 필요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대출규제로 실수요자인 1·2순위 청약자들은 계약이 어려워 그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생애 최초 계약자 등 무주택 실수요자는 구분해 대출을 열어주는 등 규제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예비 당첨자 확대의 효과를 전부 부정할 순 없지만, 서울 같이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이 대다수 인 곳에서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