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화웨이, 자체 OS ‘홍멍’ 준비한다지만 영향력 미비할 듯
부품 공급 차질에 스마트폰 출하량도 줄어들 전망
화웨이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미국 정부가 화웨이(Huawei)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증권업계는 구글 등이 화웨이와 잇따라 거래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부품수급 제한 정책이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될수록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앞서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구글 안드로이드 및 인텔, 퀄컴, 자이링스, 브도드컴, ST마이크로 등 미국의 주요 칩 제조사들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이는 미국이 화웨이 통신장비가 백도어 기능을 통해 주요 네트워크를 감청해 기밀 및 핵심 정보를 빼낸다고 의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정보통신 산업 보호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화웨이 및 계열사들을 거래제한 기업 명단(68개)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이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를 제외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이전, 기술 지원 등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화웨이는 지메일, 유튜브와 같은 핵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또 스마트폰 부품사인 인텔은 서버 칩을, 퀄컴은 스마트폰 모뎀과 프로세서를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거래 중단 여파로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해진다.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 약 1000억 달러를 올렸고, 이 가운데 매출비중은 스마트폰 48.4%, 통신장비 40.8%, 기타 클라우드 및 AI 등 10.3%이다. 이에 스마트폰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 판매 감소로 이어지는 등 화웨이의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스마트폰에 가장 중요한 기본 OS 부재

스마트폰의 핵심인 OS(운영체제)는 현재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양분한 상태로,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의 핵심 어플리케이션이 빠지게 되면 사실상 고객들은 사용에 불편을 겪게 되면 경쟁사인 삼성전자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 고의영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핵심 서비스 이용 제한에 따라 소비자들이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선택할 유인이 크게 떨어는 만큼 급격한 출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화웨이의 빈 자리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화웨이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자체적으로 ‘홍멍’이란 리눅스 기반의 OS 개발을 준비해왔지만, 광범위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는 한 때 바다 OS 도입을 시도했으나 생태계 구성에 실패했고, 최근에는 타이젠(Tizen)에 기대를 걸었으나 스마트폰 탑재까진 미치지 못 했다. 현재 타이젠은 웨어러블과 스마트TV 등 가전을 중심으로 하는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운영체제로 가닥을 잡았다.

사진=구글

◇화웨이의 영향력 감소로 삼성전자 얼마나 수혜볼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미국 제재가 계속될 경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억580만대에서 올해 1억5600만대, 내년 1억1960만대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소분은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 등의 경쟁사에게 판매량이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화웨이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을 50% 늘리며 17.9% 점유율을 차지했다. 1위 삼성전자(21.7%)와는 3.8%P차이로 격차를 좁히며 1위 자리를 위협했지만 이번 미국 제재 조치로 삼성전자는 화웨이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미국의 판매 제한 조치로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란 소식에 21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약 4% 상승한 4만350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지난 16일에는 4만1000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가 간만에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한때 4만3800원 선까지 올라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3억대 가까운 스마트폰 판매고를 올렸는데, 올해 화웨이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하게 되면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 영향력 확대로 글로벌 시장 1위 수성은 무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소비자 혼란을 우려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했다. 앞으로 90일간 화웨이가 기존 네트워크 장비를 유지·보수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한 것. 다만 이는 임시 일반면허 발급의 형태로 이뤄지며, 이 기간 동안은 기존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기 위한 미국 기업과의 거래도 허가된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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