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노무현 전 대통령, 2003년 취임 당시 '재벌 개혁' 강조
규제 강화에 재계 “기업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라는 불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진행 등 공조하기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12월 28일 청와대에서 강신호 전경련회장과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등 경제단체 회장과 삼성 이건희회장,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LG 구본무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 4대그룹 회장 등을 접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재벌을 개혁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 "해외에 나오니 우리 기업들이 정말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 '애증'으로 기억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의 관계,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 행사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추도식에 참석하고자 방한하는 등 정계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회를 쏟아내고 있다. 재계 역시 직접적인 언급은 없으나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은 참여정부 5년간 대립과 협조를 반복, 냉탕과 온탕으로 오갔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부터 노 전 대통령은 재벌을 가리켜 '개혁 대상'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이후 ‘시장 개혁 3개년 로드맵’ 추진을 시작으로 재벌들에게 기업의 소유와 지배구조 개선, 투명ㆍ책임경영 강화 등 요구했다. 아울러 당시 시장경제 체제를 제고하며 출총제 축소 및 예외인정 보완, 지주회사 전환 권장 등 규제를 강화하며 기업 총수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특히 삼성은 노무현 정부 내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퇴진과 삼성공화국 논란 등 큰 위기를 마주했으며 현대기아차 그룹도 정몽구 회장이 불법자금 조성 등으로 구속되는 시련을 겪었다. 총수들이 줄줄이 고초를 겪으며 재계 일각에선 “기업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라는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기업 때리기'에만 나선 것은 아니다. 시간을 두고 재벌에 대한 인식 변화의 움직임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기적으로 주요 기업인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의견을 나눴으며, 참여정부 집권 중후반기 지지층인 진보 진영의 반대에도 불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재계의 환호를 받았다.

또 지난 2003년 방미 때는 국내 기업 총수들과 순방길을 함께 하며 한국 기업을 미국 전역에 알리도록 했다. 당시 동행한 총수들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포함해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손길승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다.

그 다음 해인 2004년 러시아 방문에도 노 전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구본무 회장, 최태원 SK회장 등을 이끌고 세계에 한국 기업을 홍보했다. 

이 외에도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등 총수들이 직접 국제 행사의 국내 유치전에 뛰어들도록 했으며, 과정과 결과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한편 20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이번 추도식에는 부시 전 대통령이 참석해 자신이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전달하며 추도문을 낭독한다. 이 외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현직 의원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인사인 한명숙 전 총리와 장하진·지은희 전 여성부장관 등이 참석하며 청와대에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강기정 정무수석과 복기왕 정무비서관 등이 자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재계 인사들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기업 관계자는 총수의 추도식 참석 여부에 대해 "나온 일정이 없다"며 짧게 답변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 역시 "공식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유시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 역시 모친상으로 참석하지 않는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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