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국 제품엔 이통사 요구로 ‘듀얼 스크린’ 배제
LG전자, LG V50 씽큐 본격 알리기 나서 / 사진=LG전자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LG전자의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가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대 판매되는 등 인기가 높은 가운데, 이달 말 미국에서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초기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LG전자 ‘V50 ThinQ(씽큐, 이하 V50)’는 지난 10일 출시 이후 8일 만에 1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전작 ‘V40 씽큐’가 출시 후 10일간 2만대 가량 팔린 것과 비교화면 5배 이상 빠른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출시 초기 LG전자와 이동통신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역대 최대 공시지원금을 쏟아지면서 판매 호조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공시지원금을 하향 조정하기 전인 지난 17일까지 12만 원대 5G 요금제에서 77만3000원에 달하는 공시지원금을 제공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 최고 60만원, 57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했다. 이는 모두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출시 당시보다 높은 금액이다.

당시 이통사들이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60만~80만원까지 지급하면서, 해당 금액이 불법보조금으로 이용돼 출고가 119만9000원짜리 V50이 이른바 '공짜폰'이 되는 이례적인 상황도 발생했다.

여기에 LG전자가 처음으로 V50에 ‘듀얼스크린’을 접목한 점도 인기를 끈 요인으로 평가된다. 아직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듀얼스크린 폼팩터를 사전예약 보상으로 제공하자 고객들이 V50의 듀얼스크린을 빨리 접할 수 있게 되면서 모바일 게임, 동영상 감상 등을 이용한 고객들은 사용이 편리하다는 후기를 내놓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 출시된 5G 스마트폰 가운데 V50만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855을 탑재했고, 탈착식 듀얼스크린이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에 V50이 부진에 빠진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기대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14조9159억원, 영업이익 899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영업손실 2035억원을 기록하면서 16분기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플랫폼화와 모듈화 등을 통해 손실 규모는 줄였지만,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때문에 LG전자는 적자폭을 축소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에 있는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을 경남 창원 생활가전 생산공장으로 재배치하기도 했다. 베트남 인건비가 국내의 8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국내 흥행에 힘입어 오는 31일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를 통해 V50을 공식 출시할 방침이다. 이미 17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며 출고가는 1152달러(약 137만3600원)이다.  

국내에 이어 북미에서도 V50이 판매량이 호조를 보여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면 MC사업본부의 적자폭도 상당히 축소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북미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15.9%로 2013년 8.6%에 비해 약 2배 정도 커졌다.

다만 미국에서 출시되는 V50은 국내 판매분과 달리 본체 뒷면에 듀얼스크린 연결단자를 없애는 등 악세사리인 듀얼스크린이 없이 출시된다. 업계에서는 스프린트의 경우 듀얼스크린을 강조하기 보다는 5G에 초점을 맞춰 성능부분을 강조한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5G시장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 S10모델 외에는 아직 경쟁사가 없는 만큼 LG전자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보인다”며 “미국 외에도 유렵이나 신흥국들도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중국의 영향력이 떨어지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에게는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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