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하반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라인업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몸집을 늘려가고 있는 SUV 시장에 맞춰 현대·기아차, 쌍용차 등이 신차 출시를 예고하면서 하반기 '왕좌의 게임'을 준비 중이다.

◆커져가는 SUV 시장, 하반기도 탄력받나

최근 완성차 시장은 새롭게 판을 짜고 있다. 과거 세단이 인기를 주도했다면 몇 년 사이 SUV가 성장세를 이어가며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승용차 판매량은 11만4383대로 집계됐다. 이 중 세단은 5만6924대(49.8%)를 기록했다. 반면 SUV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판매 비중은 작년 연간 40.1%를 기록한 후 1월 42.6%, 2월 44.1% 3월 45.1% 등 꾸준히 오르고 있다. SUV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가 늘어난 5만1608대(45.1%)가 팔렸다.

가격대가 높은 SUV 차량 비중이 늘어나며 올해 1분기 한국 자동차 수출단가도 덩달아 뛰었다. 1분기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평균 수출단가는 1만5748달러로 1년 전보다 1.9% 높아졌다.

이 같은 흐름은 현대자동차에서 특히나 두드러졌다. 현대차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SUV와 세단의 매출·판매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국내 공장 완성차 기준, 1분기 SUV 매출액은 4조3853억원으로 세단 매출액 3조8121억원을 넘었다. 판매 대수도 1분기에 SUV가 18만4588대가 팔려 세단(16만6210대)을 가뿐히 제쳤다.

SUV 선호 현상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레저와 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적재능력이 뛰어난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름 빼고 다 바꿨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새로움을 무장한 SUV는 하반기에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베뉴'/사진=현대자동차

◆현대·기아차, 한 지붕 아래 격돌 예상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건 한 지붕 식구, 현대·기아차다. 특히나 현대차는 국내가 아닌 인도를 데뷔무대로 정하며 글로벌 시장에 눈도장 찍기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지난 21일 인도 수도 뉴델리 안다즈 호텔에서 새로운 소형 SUV 베뉴(VENUE)의 출시 행사를 열고 공식 판매에 들어갔다.

베뉴는 지난 4월 미국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베일을 벗었다. 현대차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작은 차급으로 올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개발됐다. 엔트리급 SUV이지만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적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A) 브라이언 스미스(Brian Smith)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베뉴는 세련된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 안전 사양, 활용성 높은 공간을 제공해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강자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아자동차 '하이클래스 소형 SUV' 렌더링 이미지/사진=기아자동차

한편 기아차는 23일  ‘하이클래스 소형 SUV’의 내장 렌더링 이미지를 최초 공개했다. 이달 앞서 외장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하며 SUV 전쟁에 뛰어들었다면 내장 이미지를 선보이며 기대감에 쐐기를 박았다.

기아차는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하이클래스 소형 SUV’의 이미지를 제시한 콘셉트카 ‘SP 시그니처(Signature)’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모았다. 올해 하반기 국내를 시작으로 인도,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기아차는 ‘하이클래스 소형 SUV’를 통해 스토닉, 쏘울,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에 이르기까지 극강의 SUV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기아차 관계차는 “신규 하이클래스 소형 SUV는 기아차 SUV 라인업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시그니처 모델로 자리매김해 글로벌 SUV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디테일의 프리미엄 인테리어로 차원이 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자동차 '베리뉴 티볼리'/사진=쌍용자동차

◆티볼리, 소형 SUV 1위 자리 굳힐까

한편 ‘소형 SUV 1위’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쌍용자동차 티볼리 역시 새롭게 단장해 당장 다음 달 4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티볼리는 출시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왔다. 올 1분기에만 9391대가 팔리며 소형 SUV 1위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신모델(페이스리프트) ‘Very New TIVOLI(베리 뉴 티볼리)’의 본격적인 출시에 앞서 지난 20일 내·외관 이미지를 공개했다.

베리 뉴 티볼리는 동급 최초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9인치 AVN 스크린을 포함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 블레이즈 콕핏(Blaze Cockpit)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특히나 쌍용차 최초의 1.5 터보 가솔린 엔진을 신규 적용해 성능 부분에서 향상됐다.

더불어 이전 코란도에서 첫선을 보인 최첨단 차량제어기술 딥컨트롤(Deep Control)역시 적용돼 안전성과 운전편의성을 갖췄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는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과 화려한 디지털 인터페이스, 경쟁모델과 비교할 수 없는 최첨단 기술로 오너들에게 No.1 브랜드의 자부심과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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