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중 무역전쟁 속 현지 정세와 삼성의 지향점 등 의견 나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포시즌 호텔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지난 22일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으로 첫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어제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이 머문 호텔을 찾아 30여분간 단독 회담을 진행했다. 앞서 부시 전 대통령은 금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오후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 부회장이 부시 전 대통령의 숙소인 광화문 인근 호텔에서 목격되면서 알려졌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2015년 10월 부시 전 대통령이 '프레지던츠컵 대회'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이후 4년 만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나 최근 발생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에 의한 현지 정세 등을 묻고, 글로벌 산업 환경 속 삼성의 지향점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이번 만남을 두고 세계 각국 정상들이 직접 투자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한 삼성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날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도 지난 1996년 텍사스주(州) 지사 시절에 삼성전자의 첫 해외 반도체 생산라인인 오스틴 공장을 유치하면서 인연이 됐다. 삼성의 투자 유치를 위해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이 부회장과의 만남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란 것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심 집행유예 판결로 석방된 이후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외국 정상급 인사와 만났다. 올해에는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국빈오찬에 초청을 받은데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를 만났으며, 모하메드 왕세제의 요청으로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을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을 만남으로써 삼성전자가 가진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정치, 경제, 외교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지난 19일 중국 화웨이 등을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것과 관련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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