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거래 은행서 종잣돈 마련, 소비는 신중히
'2017 서울머니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신용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1. 올해 취업에 성공해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사회초년생 김신입씨는 최근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혼준비와 주택마련, 노후준비 등 장래에 필요한 자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씨보다 한발 먼저 사회에 진출한 친구들은 대부분 미래를 위한 자금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있었다. 김씨도 장래를 위한 자금을 모아야겠다고 다짐했지만 막상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2. 최근 직장을 구한 사회초년생 이사랑씨는 대학때부터 만나던 연인과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결혼 후 함께 살 전세집을 알아보기 위해 은행 전세자금 대출을 알아봤지만 신용등급이 너무 낮아 대출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시절 학자금 대출이 남아있고 그간 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해 이용했던 대부업체의 대출,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 등이 이씨의 신용등급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갓 진출한 초년생들 대부분은 금융지식이 부족하다. 학교에선 취업 후 필요한 월급관리나 재테크, 노후자금 마련 등에 대한 교육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의 작년 8월 조사를 보면 20대 중 대다수(86.4%)가 금융교육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목돈마련을 위한 저축방법(22.7%)이나 주택마련, 부동산 투자를 위한 교육(14.2%)을 받고 싶다고 희망했다. 소득 및 생활비 관리(12.5%), 주식, 채권 등 직접투자를 위한 교육(11.9%)도 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회초년생은 막연한 미래와 부족한 금융지식 등으로 금융사기나 투자위험 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취업 후 필요한 월급관리 등 재무 전반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합리적인 소비와 저축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합리적인 소비·저축 습관과 현명한 급여관리를 위해서는 금융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를 알고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선 이런 사회초년생들을 위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금융정보를 쉽게 파악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사이트 '파인'을 운영하고 있다. 파인에선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눈에 쉽게 비교할 수 있으며, 자신의 계좌나 금융거래 내역도 조회할 수 있다.

'2018 한양 취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취업상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주거래 은행서 종잣돈 모으기

취업에 성공해 월급을 받기 시작했다면 본격적인 금융생활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월급과 생활비를 관리하기 위해선 먼저 주거래 은행을 정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은행은 고객의 거래실적에 따라 우수고객을 선정하고 대출, 예금, 환전, 자금이체 등 금융거래시 금리우대나 수수료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따라서 급여통장, 적금가입, 펀드가입, 카드발급, 통신· 카드결제 등 자동이체, 인터넷뱅킹 등 다양한 은행거래를 한 곳을 정해 주거래 은행으로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

주거래 은행을 정했다면 본격적으로 종잣돈 모으기를 시작한다. 사회생활을 시작해 월급을 받게 되면 비록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저축해 이른바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축을 통해 종잣돈을 모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추후 결혼 자금이나 주택구입자금 마련, 노후대비 등에 있어 큰 차이가 생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종잣돈을 효과적으로 모으기 위해서는 자신의 소득과 투자성향, 수익률, 안전성, 자금필요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저축과 투자방법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사회초년생들에게 권하는 저축방법은 정기적금과 적립식펀드 가입이다. 정기적금은 원금손실 위험이 없지만 수익률이 낮고, 적립식펀드는 주식·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변동하기 때문에 정기적금에 비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 두가지 상품을 적절히 활용해 상호간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 소비는 신중하게...신용카드·고금리 대출 '자제'

돈을 어떻게 쓰는가 역시 중요하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사회초년생이라면 신용카드 보다는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크카드는 자신의 예금범위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또한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현금서비스(대출) 기능이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신용카드의 경우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보통 최고 20%대의 고금리가 적용된다. 만약 대출금 상환을 연체하게 되면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준다. 특히 신용등급은 한번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카드론이나 대부업체 등을 통한 고금리대출 이용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개인의 신용등급은 금융거래에서 사용되는 신분증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은행 등 금융사는 대출신청시 고객의 신용등급을 기초로 대출가능 여부를 심사하고, 대출금리와 대출한도도 차등 적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급하게 돈이 필요할 경우엔 자신의 예·적금이나 보험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예·적금 담보대출이나 보험계약자 대출 등을 이용하는 것이 이자 부담이나 신용등급 영향 등을 감안할때 훨씬 유리하다.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 앞에서 사람들이 시세판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보험가입은 소득수준 고려해 신중히...보장성보험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사고, 위험 등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가입도 필수다. 다만 보험은 가입후 중도해약시 돌려 받을수 있는 금액이 은행 예금 등과는 달리 납입한 원금보다 적거나 전혀 없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사회초년생은 아직 소득이 적고 향후 결혼자금, 주택자금 등 목돈을 마련해야 하므로 고액의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 보다는 적은 보험료로 가입가능한 실손의료보험, 정기보험, 상해보험, 건강보험(질병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우선 가입하는 것이 좋다. 보장성보험은 연간 100만원까지 연말정산시 세액공제를 받는다.

만약 차량을 구입해 본인명의(피보험자)로 자동차보험을 처음 가입할 때에는 기존에 부모님이 자녀(사회초년생 본인)도 운전가능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였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한다. 본인이 이미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본인의 운전경력을 인정받아 보험료 할증률을 낮추는 ‘가입(운전)경력 인정제“를 활용해 보험료를 최대 52%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