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신경숙 중편 소설 실려
신경숙 "읽고 쓰는 인간으로 살며 책상 지킬 것"
신경숙 작가. 23일 창비가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신경숙의 중편 소설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실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조재천 기자] 소설가 신경숙이 신작으로 작품 활동 재개에 나섰다. 2015년 표절 논란이 불거진 지 4년 만이다.

창비는 계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신경숙의 중편 소설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실었다고 23일 밝혔다. 신경숙의 이번 소설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시인 허수경과 인연을 회고한 작품이다.

이날 창비는 신경숙의 신작 발표와 함께 그가 쓴 ‘작품을 발표하며’를 공개했다. 해당 글에서 신경숙은 “오랜만에 새 작품을 발표한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신경숙은 “든든했던 동료들과 작품을 아끼고 사랑해 준 동지 같았던 독자들께 크나큰 염려와 걱정을 끼쳤다는 점이 가장 아프고 쓰라렸다”며 “젊은 날 한순간의 방심으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했다.

이어 “4년 동안 줄곧 혼잣말을 해왔는데 ‘걱정을 끼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였다.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해 온 분들께도 마찬가지 마음”이라며 “한 사람의 작가로서 좋은 글을 쓰게 하는 대상이 되지 못하고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대상으로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전했다.

또한 신경숙은 “지난 4년 동안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분들 가운데 여럿이 세상을 떠났다”며 “이후의 시간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모르지만 읽고 쓰는 인간으로 살며 누추해진 책상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글을 쓰는 일로 다시 부서진 것들을 고치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고, 닫힌 문은 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고, 메마른 것들에게 물을 주려고 한다. 이것이 앞으로의 소박한 꿈이며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 2015년 6월 신경숙은 자신의 단편 소설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비슷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뒤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이러한 논란은 문단 권력 비판으로 이어졌고, 주요 출판사들이 문예지 편집 위원을 교체하는 등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조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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