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메리츠종금증권, 외국계 운용사에 리포트 유료 제공
메리츠종금증권이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리포트 유료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리포트 유료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이 업계 최초로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투자 리포트를 유료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앞으로 증권사 투자리포트가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유료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간 증권사 리포트의 유료화 이슈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논란꺼리다. 하지만 업계는 이 같은 논란을 일축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외국계 자산운용사에 유료로 리포트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연초에 일부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하는 리포트를 상업적으로 써도 되겠냐는 요청이 있었고 이에 따라 최근 유료로 리포트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리포트 열람은 제한없이 이용 가능하지만 상업적 목적의 경우, 저작권 분쟁 요인이 발생할 수 있어 제도적으로 장치를 마련해 둔 것”이라며 “만일을 대비한 예방조치”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리포트를 유료로 공급하려면 금융감독원에 부수 업무 신고를 해야 한다.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을 포함한 다른 증권사들도 금융감독원에 관련 내용을 등록한 상황이다.

앞서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하이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증권 등도 투자정보 분석을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비슷한 내용의 업무를 금융당국에 등록해둔 상태다. 다만 실제로 리포트를 유료로 제공한 사례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금융사가 국내 증권사의 보고서를 인용하려는 것은 국내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사정이 밝지 않은 외국계 금융사는 투자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이 외국계 금융사와 리포트 유료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앞으로 투자리포트를 유료로 사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에서 발행한 리포트는 투자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만약 리포트가 유료화될 경우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증권사 기업 분석보고서를 유료화 한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볼지 모르겠다”며 “투자하는 고객들이 무작정 투자 리포트에 나온 의견대로 따라 가는 것도 아니고 투자 판단에 리포트를 많이 참조하는 편도 아니라 증권사가 유료화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 리포트가 일부 투자자에게 유료화된다고 해서 기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리포트와 내용이 다르게 만드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며 “외국 기괸 등에 유료로 제공한다 해도 영어 번역으로 인한 언어 차이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도 “회사에서 다른 리포트를 특별 기획해 기관투자자들에 판매를 제안한 것이 아니”라며 “이번 계약으로 자산운용사에 제공하는 리포트는 현재 공개된 리포트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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