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밀레니얼 시대의 소비 인식이 '사회 가치'로 변화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재활용, 착한 염색 등으로 친환경 제품 출시
페트병 등으로 해양 환경이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해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 내장엔 플라스틱이 가득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한스경제 김아름 기자] 패션업계가 업사이클링, 컨셔스 등 다양한 기법을 이용한 제품을 출시하며 필(必)환경시대를 이끌고 있다. 필환경은 그간 '지키면 좋은 것'이던 친환경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을 뜻한다.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관련 업체들이 환경을 생각한 소재와 제조 공정 등에 집중, 해당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의 소비 인식이 '사회적 가치 유무'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패션업계가 세태 반영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10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패스트 패션이 최근 환경 오염 등에 대한 지적을 받으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국내 시장조사전문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착한 소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다수의 응답자(52.9%)가 '친환경적 소비'를 꼽았다. 또 68.9%는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려는 기업의 제품이라면 비싸더라도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브랜드 H&M·페라가모 등 '컨셔스 패션' 주도

패션업계가 환경을 고려한 필(必)환경시대를 이끌고 있다./H&M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은 '의식 있는'이라는 뜻의 단어 컨셔스(Conscious)와 패션의 합성어로, 의류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들이 전부 친환경적이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SPA 브랜드 H&M이 있다. H&M은 올해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Conscious Exclusive)을 공개, 파인애플 잎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 섬유로 만든 피냐텍스(Piñatex®) 소재의 재킷과 부츠와 오렌지 섬유로 만든 드레스 등을 출시했다. 피냐텍스는 천연 가죽의 대체재이다. 

명품 브랜드 셀파토레 페라가모도 패션하우스 최초 오렌지 섬유개발사와 협업했다. 오렌지 섬유는 실크 같은 셀룰로오스 얀으로 부드럽고 가벼우며 아름다운 광택이 특징이다.

제스퍼 처커 부츠는 쌀겨를 섞은 천연 고무와 대나무 신발끈, 재활용 와인 코르크 밑창 등을 사용했다. 쌀겨와 천연 고무는 미끄럼 방지에 탁월하며 대나무는 목화 대비 1/3의 물을 사용하기에 친환경적이며 실용적이다. 와인 코르크 역시 성능이 뛰어나고 탄소 발생이나 화학 처리가 없기에 재활용이 가능하다.

◆아디다스·효성 등 'PET 병' 재활용…해양 환경 정화에 앞장

효성 '니츠 플리츠백'

해양 환경의 가장 큰 주범으로 꼽히는 페트(PET)병을 재활용해 해양 환경 정화에 앞장서는 업체들도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해양 환경 오염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알리고자 페트 재활용 원사로 제작한 친환경 의류 ‘Z.N.E. 후디 팔리’를 출시했다. 페트 재활용 원사는 무게가 가벼운 니트 소재로 완성, 착용감과 신축성에 탁월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효성 역시 페트를 작게 조각내고 칩으로 만든 뒤 실로 추출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리젠'이란 친환경 섬유로 '니츠 플리츠백'을 제작했다. 100% 페트를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섬유와 독특하고 디자인으로 완성된 해당 제품은 친환경은 물론, 특별함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감성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영국 왕세자비 메건 마클이 신으며 주목을 받게 된 로티스(Rothy’s)의 친환경 플랫 슈즈 또한 페트병을 재활용한 제품이다. 로티스 플랫 슈즈는 버려진 페트에서 추출된 실로 제작, 신발 한 켤레에 3개의 페트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로티스 플랫 슈즈는 착용감이 편안하다는 장점과 물빨래 및 세탁이 가능하다는 실용성으로 임산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신발 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올버즈(Allbirds)’의 제품도 눈길을 끈다. 올버즈는 페트를 재활용한 원사로 운동화 끈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발의 발등을 감싸는 갑피는 천연 양모, 밑창은 사탕수수 폐기물 등으로 만든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해외 셀럽이 즐겨 신으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 나이키·게스 등 식물 추출 염료로 '착한 염색'

나이키 천연 염색 제품

재활용 혹은 천연 소재와 달리, 염색 공법을 자연에서 찾은 제품들도 있다.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해 ‘착한 염색’이라 일컬어지는 이 방식은 전기와 물, 시간 등을 최소화하며 에너지 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많은 브랜드에서 시도하고 있다.  

먼저 나이키는 천연 염색 원단을 사용한 운동화 에어맥스 95 QS '플랜트'를 출시했다. '플랜트'는 국내 기업인 비전랜드의 친환경 원단으로 제작된 것으로 지난 지구의 날 한국과 미국 등에 7만족을 출시, 5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라이프웨어 브랜드 나우(nau)도 식물염색 특유의 자연스러움이 매력적인 ‘보타닉 다잉 티셔츠’를 출시했다. ‘보타닉 다잉’은 수중생태계 악화를 늦출 수 있도록 염색 과정의 전부를 자연에서 얻은 식물 성분과 염료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색상 또한 천연 염색 특유의 은은함과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다양한 컬러로 준비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게스(GUESS) 역시 천연 농법으로 재배, 생산된 원단을 사용하고 천연 염색 과정을 거친 티셔츠 라인업 #GUESSECO 컬렉션을 출시했다. #GUESSECO 티셔츠는 옐로우, 블루, 핑크, 그레이, 브라운 총 5가지 컬러의 라운드넥 티셔츠와 포켓 디테일의 브이넥 티셔츠, PK티셔츠로 구성, 다양한 스타일링 연출이 가능해 데일리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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