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호가 2019 U20 월드컵 조별리그(F조)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졌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심재희 기자]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대표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첫판에서 포르투갈의 벽에 막혔다. '유럽의 브라질' 포르투갈을 맞아 고전하며 0-1로 패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맞아 자신감을 가지고 나섰으나 여러 가지 면에서 확실히 밀렸다. 현대축구에서 팀을 평가할 때 고려하는 '4S'에서 모두 열세를 보였다. 스피드(speed), 스태미나(stamina), 시스템(system), 스페이스(space)의 약점을 노출하며 패배를 떠안았다.
 
태극전사들은 경기 초반부터 예상 외로 공격적으로 나서 포르투갈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전형이 앞쪽으로 쏠린 뒤 상대 역습을 막지 못해 선제 결승골을 내줬다. 전반 7분 조타와 트린캉의 개인기와 스피드에 눌려 골문이 열렸다. 이후에도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스피드 대결에서 많이 뒤졌다. 동점을 이루기 위해 공격에 힘을 주다가 수비 전환속도가 느려 애를 먹기도 했다. 세트 피스 공격 상황에서도 몇 차례 공이 끊기면서 포르투갈의 빠른 역습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개인과 팀 스피드의 열세를 활동량으로 만회하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수비를 탄탄히 하고 스토링 플레이로 안정감을 더한 포르투갈을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포르투갈이 생각보다 엉덩이를 뒤로 뺀 채 플레이를 하자 공격 전개가 더 어려워졌다. 전방 압박은 포르투갈의 정확한 수비 패스 플레이를 넘지 못하며 효과를 높일 수 없었고, 결국 선수들이 공을 갖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많이 뛰면서 후반전 중반 이후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였다.
 
결국 스피드와 스태미나의 열세를 안고 공격에도 비중을 둔 시스템은 스페이스 싸움 패배로 이어졌다. 3-5-2 기본 전형에서 윙백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으나 정확한 크로스나 마무리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중원과 측면 수비 쪽 빈 공간이 열려 역습 위기를 많이 맞았다. 유효슈팅 2개에 그칠 정도로 공격 정확도가 떨어졌고,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도 더디면서 기본 전형이 많이 깨졌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강인이 수비까지 내려가 탈 압박을 시도하는 장면은 시스템과 스페이스 활용이 잘못된 대표적인 예였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4S'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니 패배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어린 태극전사들이 투지를 바탕으로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했으나 내용과 결과 모두 좋지 못했다. 포르투갈이 공격일변도의 스타일이 아니라 역습을 더 잘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4S' 싸움 밑그림을 그려야 했다. 초반부터 너무 덤빈 게 역효과를 냈다. 다가오는 남아프리카공화국(29일), 아르헨티나(6월 1일)와 조별리그(F조) 경기에서는 상대에 맞는 전형과 전술을 활용한 '안정된 4S'를 갖춰 좋은 결과를 얻길 기대해 본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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