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둘, 또는 하나는 받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인가 불허
토스뱅크, 키움뱅크 모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해 높아진 진입장벽을 실감케 했다. /사진=토스, 키움증권 로고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의외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놀랐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모두 탈락했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외부평가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6일 오전 지난 3월 키움·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제출한 예비인가 신청서에 대해 부정적인 심사결과를 금융위에 전달했다. 결국 이날 오후 4시 금융위는 전체회의를 개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에 은행업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같이 밝히며 "심사결과를 전달받고 당혹스러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두 사업자가 모두 탈락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권에서는 두곳 모두 인가를 받거나 최소 한곳은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스경제에 "금융당국은 시장에서 공급자를 늘려 경쟁을 유도해 기존 은행업에서 이익규모를 소비자에게 전환시키고자 하는 의도"라며 "그렇다면 양쪽 모두 인가를 내는 방향으로 갈 듯 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금융혁신 및 은행산업의 경쟁 제고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키움뱅크, 토스뱅크, 가칭 애니밴드스마트은행 컨소시엄이 신청서를 제출했고 애니밴드스마트은행은 기본적인 신청서류 미비로 출발선에 서지도 못했다.

이후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인가를 받는 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금융·법률·소비자·핀테크·회계·IT보안·리스크관리 전문가 7명(위원장 포함)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는 지난 24일부터 26일 2박3일간 합숙 심사 후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위 및 금감원은 예비인가 배점표 만점(1000점) 중 혁신성에 250점을 배정했다. 여기에 ▲사업모델 안정성과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 기여 ▲해외 진출 가능성에 각각 50점 ▲리스크 대응방안과 수익 추정의 타당성 ▲건전성 ▲지배구조 ▲소비자 보호 체계 등에 200점을 부여했다.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했다. 토스뱅크는 출자능력 등 지배주주 적합성 및 자금조달능력 면에서 불합격점을 받았다.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K뱅크)와 카카오뱅크(한국카카오은행)와 비교해 '인가가 깐깐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인가 당시에는 비대면 계좌개설이나 카카오톡을 이용한 송금 등만으로도 '혁신'으로 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모든 시중은행들이 시행하고 있는 것들이다.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전용앱과 인터넷을 통해 비대면 금융활동이 가능하다. 또한 간편송금 등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어 '혁신'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또 케이뱅크가 최근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카카오뱅크 역시 자본 확충이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한금융이 빠진 토스의 자본력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국내 자본이냐 해외 자본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은행 영업이 순조로울 수 있는 자본조달 능력인지를 중요하게 봤다"고 설명했다.

결국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커버해야만 인가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국은 오는 3분기 중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받고 4분기에 결과를 발표, 제3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는 출범 후 은행업계에 새로운 경쟁자로 충분한 '메기효과'(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일으켰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다음 예비인가에 재도전을 하고 또다른 지원자가 등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음 '메기'는 누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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