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트코인 27일 1000만원 돌파…지난해 5월 21일 이후 처음
‘존버족’의 귀환…비트코인 거래량 역대 최대치 경신
기업·기관 주도 투자 심리 회복…업계발 호재도 이어져
비트코인이 27일 마침내 1000만원(약 8500달러)의 벽을 넘었다. 지난해 5월 이후 약 1년만이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0시께 8845달러(1047만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그래픽=허지은 기자

[한스경제=허지은 기자] 비트코인이 마침내 1000만원(약 8500달러)의 벽을 넘었다. 지난해 5월 이후 약 1년만이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에 가상화폐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과거 일반 투자자 중심의 투자 흐름이 기업과 기관 주도로 옮겨간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8.84% 오른 8726달러(약 103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8845달러(1047만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000만원 위로 오른건 지난해 5월 21일(8522달러·약 1009만원) 이후 1년여만에 처음이다.

◆ 불붙은 비트코인 거래량…가격 상승세로 이어져

비트코인 가격과 함께 주목해야할 부분은 거래량이다. 비트코인 일 거래량은 가격 상승세를 기록하던 지난 17일 348억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200억달러까지 줄었지만 이후 10여일 가까이 꾸준히 200억~250억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현재 비트코인 거래량은 290억달러에 육박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뚜렷해진다. ‘가상화폐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1월 6일 비트코인 일 거래량은 239억달러에 달했지만 가격 하락세가 시작된 후 16일 127억달러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후 가격이 더 떨어지면서 4월 10일 46억달러 수준으로 80% 가까이 감소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 국면에 들어갔음에도 거래량이 크게 줄지 않았다”며 “과거와 확실히 다른 투자 행태가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존버’해오던 투자자들이 묵혀뒀던 가상화폐를 꺼내들 수도 있다”며 “한번 하락기를 겪은 만큼 조정 국면이 오더라도 쉽게 매도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업·기관투자자 늘어…투자 체질 바뀌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가상화폐 사업 진출도 늘었다.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히사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백트(Bakkt)는 오는 7월부터 비트코인 선물계약을 개시한다. 그간 비트코인 선물거래는 지난 2017년 허가를 받은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두 곳에서만 이어져왔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 스타벅스, 삼성전자 등의 블록체인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프로젝트’를 통해 자체 가상화폐 발행과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추진 중에 있으며 MS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신원 증명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스타벅스는 가상화폐를 통한 결제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10에 가상화폐 지갑을 탑재해 눈길을 끌었다.

기관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도 치열해졌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기관투자자를 위한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수탁사업)’ 서비스를 운영 중인 가운데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월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노던트러스트, 일본 노무라그룹 등도 커스터디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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