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한금융투자·삼성증권의 인버스2X WTI 원유선물 ETN 등 수익률 '굿'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 한 유전의 오일 펌프 가동 장면.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연초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온 국제유가가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와 원유공급 과잉 등이 유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평균 60달러 수준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감지한 국내 투자자들은 국제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국내 증시에선 원유선물 가격 하락시 수익이 커지는 원유선물 인버스 상품에 매수세가 몰렸다. 이에 관련 ETN(상장지수채권)들의 가격이 큰폭으로 상승했다. ETN은 ETF(상장지수펀드)와 마찬가지로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채권이다.

27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거래되는 삼성증권의 인버스2X WTI 원유선물 ETN은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4210원에 거래를 마감한 삼성 인버스2X WTI 원유선물 ETN은 이날 49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면 20% 이상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유사한 상품인 신한금융투자의 인버스2X WTI 원유선물 ETN(H) 역시 4거래일 연속 가격이 올랐다. 역시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량도 평소의 3~4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 외에도 QV 인버스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H), TIGER 원유선물 인버스(H)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구가했다. 코덱스 WTI 원유선물 인버스(H)와 미래에셋 인버스 원유선물혼합 ETN도 가격이 오름세다. 이들 상품은 최근 한달새 많게는 20% 이상, 적게는 10% 수준의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국제유가의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이들 상품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여주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올 하반기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작년 말 배럴당 40달러 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과 일부 산유국의 생산차질로 인해 올해 상반기 한때 65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석유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면서 유가는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 황병진 연구원은 "국제유가(WTI) 가격이 65달러를 돌파한 후 신흥시장, 특히 석유 수입국들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재현되는가 하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고유가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면서 "하반기 국제유가는 50~65달러 사이의 박스권 내에서 중장기 안정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지난해 수요 전망 악화에 따른 유가 반락을 경험한 바 있는 석유수출국기구와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가능성은 낮지만, 섣부른 증산은 또 다른 유가 급락을 초래할 수 있어 공급정책은 유가 상·하방경직성을 모두 강화할 수 있는 보수적인 접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원유 생산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의 석유 공급정책은 증산 기조를 지향하고 에너지 독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국은 최대 산유국이면서도 최대 소비국인 탓에 여전히 석유 수요가 공급을 상회해 유가 강세를 동반하는 감산 합의는 동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달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 정례회담도 주목해야 할 이벤트다. 석유수출국기구는 내달 25~26일 양일간 정례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정례회담 자리에서) 향후 사우디 등이 미국의 대 이란 제재에 대한 대책으로 생산량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계속해서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들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OPEC이 원유 시장 안정을 위해 생산량을 소폭 확대한다면, 국제유가 상승이 제한되면서 올해 국제유가는 평균 60달러 수준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