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포스터./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기생충’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만큼 국내외적으로 ‘기생충’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전 세계192개국에 선판매되며 해외 수익 역시 어마어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봉 전부터 화제몰이에 성공한 ‘기생충’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알아봤다.

■ ‘최초’ 기록 제조기 ‘기생충’

영화 '기생충' 스틸./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영화 최초로 칸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일찌감치 해외 바이어들에게 불티나게 팔렸다. 192개국에 선판매되며 ‘아가씨’(176개국)의 기록을 경신했다. 또 봉준호 감독의 전작 ‘설국열차’(167개국)의 기록도 가뿐히 뛰어넘었다. 역대 최고 해외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기생충’은 제작비 약 135억 원의 영화다. 봉 감독이 스태프들과 표준근로 계약서를 작성해 근로 시간을 모두 준수해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제작비 역시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그러나 역대 최고 해외 판매기록을 세운 만큼 이 수익을 합하면 손익분기점(370만 명)은 가뿐히 돌파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칸에서 머물렀던 한 영화 수입배급사 대표는 “‘기생충’은 한국영화들 중에서도 고가에 팔렸을 것”이라며 “수십 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기생충’은 전세계에서 순차적으로 영화를 개봉하는 경사를 맞게 됐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기생충’으로 인해 한국영화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게 될 것”이라며 “한국영화의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CJ 이미경 부회장의 귀환..글로벌 전략 통했다

영화 ‘기생충’ 감독 봉준호와 배우 송강호가 제72회 칸 영화제 일정을 마치고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OSEN

‘기생충’의 수상에는 CJ 이미경 부회장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2일 열린 ‘기생충’의 공식 상영에 참석하는 등 5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배우와 제작진을 응원함과 동시에 해외 세일즈를 지원하고자 칸을 방문한 것이다. 영화의 책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에 있던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CJ 계열사 대표들을 모두 데리고 칸을 방문했다”며 “그만큼 이번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던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부회장은 CJ그룹의 영화사업을 이끈 주인공이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로 해외 사업에 일찌감치 눈독을 들였다. 25년간 CJ 영화사업을 이끈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인 삼성아메리카 이사로 재직할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립한 영화사 ‘드림웍스’와 계약을 맺었다. 1995년 이재현 회장과 함께 3억 달러를 투자해 아시아 배급권(일본 제외)을 따내며 영화 엔터테인먼트사업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일찌감치 봉 감독의 작품에 공을 들이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들은 실제로도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이 부회장이 속한 CJ는 ‘살인의 추억’ ‘마더’ ‘설국열차’ ‘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맡으며 함께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바른손이앤에이가 제작한 ‘기생충’에도 125억 원을 투자하며 지원사격했다.

CJ는 상반기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낭보를 전하고 있다. 사실 지난 해 11월까지 15편의 영화로 2429만 명을 동원하며 13.9%의 관객 점유율을 기록하며 부진에 허덕였다. ‘신과함께-인과 연’ ‘완벽한 타인’의 흥행으로 18.3%(3552만 명)을 기록한 롯데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다.

CJ는 ‘기생충’으로 또 한 번 극장가를 장악할 전망이다. 역대 최고 해외 판매 기록과 함께 ‘기생충’을 향한 예매율 역시 높은 상황이다. 탄탄한 작품성과 입소문이 잘 난다면 천만 관객도 돌파하지 않겠냐는 업계의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기생충’은 43.5%(이하 27일 기준)의 예매율로 동시기 개봉작 중 1위를 차지했다.

■ 제작사도 주가 상승..‘기생충’에 거는 기대

영화 '기생충' 스틸./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생충’을 향한 기대감은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전 거래일보다 29.90%(580원) 오른 2520원을 기록했다. 장 시작과 동시에 가격 상승 제한폭 수준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온라인, 모바일 게임 개발업, 영화제작업을 하는 회사다. 지난해 3월 CJ ENM과 영화 ‘기생충’에 대한 제작, 공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열사 바른손과 CJ ENM 역시 수혜를 보고 있다. 바른손은 장 초반 2740원(29.86%), CJ ENM은 19만3000원(6.57%)까지 올랐다. 바른손이앤에이는 바른손 지분 32.4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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