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봄과 여름 사이, 따뜻한 기류를 타고 가슴 말랑한 사랑이야기들이 안방극장에 퍼지고 있다. 초여름이 다가오면서 지상파에 로맨스 대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 판타지 로맨스부터 감성적 멜로까지 다양하다. 어떤 작품들이 브라운관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는지, 평가는 어떤지 살펴봤다.

SBS '절대그이', KBS 2TV '단, 하나의 사랑', MBC '봄밤'

 ■ 수목극 '절대그이'·'봄밤'·'단, 하나의 사랑'
SBS에서는 여진구, 방민아가 그리는 SF 로맨스 코미디 '절대그이'(연출 정정화, 극본 양혁문, 장아미)가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사랑의 상처로 차가운 강철심장이 되어버린 특수 분장사 엄다다(방민아)와 빨갛게 달아오른 뜨거운 핑크빛 심장을 가진 연인용 피규어 제로나인(여진구)가 펼치는 후끈후끈 말랑말랑 달콤 짜릿 로맨스다. 실수로 피규어를 깨웠지만, 자신을 향한 민들레 같은 사랑에 조금씩 마음을 여는 방민아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간지럽히고 있다. 피규어 여진구가 '일주일 체험판 종료 모드'를 해제하고 본격 '정식 연애'의 시작을 예고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MBC에서는 지난해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정통 멜로의 힘을 보인 안판석 감독의 새 로맨스 '봄밤'(연출 안판석, 극본 김은)이 방송되고 있다. '봄밤'은 지역 도서관 사서 이정인(한지민)과 가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약사 유지호(정해인)가 만나 감정의 파동을 겪는 현실적 멜로 드라마. 봄 햇살처럼 따뜻하면서도 담백한 로맨스로 설렘을 자극한다. 어린 사랑이 아닌 삶의 전환점을 맞은 30대 여성과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 대디의 만남을 그리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 공감을 자아, 가슴 깊이 스며들고 있다. 

KBS 2TV는 천사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판타지 로맨스를 마련했다. '단, 하나의 사랑'(연출 이정섭, 유영은, 극본 최윤교)은 사랑을 믿지 않는 발레리나 이연서(신혜선)와 큐피트를 자처한 사고뭉치 천사 김단(김명수)가 그리는 천상 멜로. 동화 같은 스토리와 아름다운 영상으로 방송 첫 주만에 수목극 왕좌를 거머쥐며 안방극장을 판타지 세계로 이끌고 있다.
 

MBC '봄밤'

■ 평론가 "사회적 메시지를 로맨스에 담아"
사랑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세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한 방송 관계자는 "사실 '봄밤'이 9시 편성이라 완벽한 경쟁은 될 수 없겠지만, 각각의 작품이 로맨스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두면서 그에 따른 기분 좋은 경쟁이 이뤄질 거라 생각한다. 중반쯤 지나 누가 수목극 강자일지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수 문화 평론가는 로맨스의 형태가 정통 멜로, 판타지, SF 등 다양하게 표현되는 것에 "기본적으로 로맨스에 집중하는 작품의 수명은 한계에 달했다"며"'절대그이', '단, 하나의 사랑'에서 보이는 판타지적 요소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설정으로 이야기를 그린다. 아직 본격적인 전개가 펼쳐지진 않았지만, 이러한 갈등, 장애요소를 판타지로 풀어낸 내용들은 대게 우리 사회에 중요한 바람을 빗대어 표현한다.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면 사람들 마음속에 생각할 과제를 던져주면서 묵직한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두 남녀 주인공이 사랑하는 데 있어서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형태들이 오히려 매력적일 때가 있다. '봄밤'에서는 현재 남주인공이 아이가 있는 설정이다. 이 모습이 드라마에 그려지는 걸 불편하게 보는 사람도 있을 텐데, 굉장히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며 "기존 드라마에선 빈부격차, 나이차를 극복하는 식의 로맨스가 많았는데, 이젠 '가족'에 집중하는 로맨스가 펼쳐진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들을 바탕으로 어떻게 갈등을 만드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사회적 메시지를 로맨스에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지를 봐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KBS 2TV '단, 하나의 사랑'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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