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발생한 라오스 댐 붕괴사고 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지난해 7월 라오스 남부에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은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가 불가항력적인 것이 아니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SK건설은 조사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쳐 양측의 갈등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라오스뉴스통신(KPL)에 따르면 라오스 국가 조사위원회는 지난 28일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에 대한 독립 전문가 위원회(IEP) 조사결과,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

사고 발생 직후 라오스 정부는 가조사위원회(NIC)를 구성하고, 독립전문가위원회(IEP)에 사고 원인 조사를 의뢰했다. IEP는 지난해 7월23일 발생한 붕괴사고 전 며칠간 집중호우가 쏟아졌지만, 붕괴가 시작됐을 때 댐 수위가 최고 가동 수위에도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댐에 물을 채우는 과정에 이 같은 현상이 최상부에서도 일어나 결국 원호파괴(deep rotational sliding) 형태로 전체 붕괴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보조댐 일부가 붕괴된 것은 댐 기초 지반을 구성하는 토사층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제 기능을 못했기 때문으로 발생한 인재(人災)로, SK건설의 시공부실에 따른 사고로 규정한 것.

IEP는 "적절한 조처로 막을 수 있었던 붕괴사고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건설은 과학적 근거가 결여된 조사결과라며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SK건설은 "IEP가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제시한 원호파괴는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가 결여된 경험적 추론에 불과하다"며 "IEP가 주장한 파이핑에 의한 원호파괴가 발생한 것이라면, 사고 전 새들 'D'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목격 됐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옵저버로 참여한 한국정부조사단과 사고원인 조사를 수행한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도 모두 IEP의 사고원인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건설은 조사과정의 불공정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IEP가 자체적으로 자신들이 지정한 위치 및 방법론, 제3의 분석기관을 통해 토질 분석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파이핑 현상을 사고원인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세계대댐회의 Guideline인 Bulletin 164에 의해야 하는데,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 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 보조댐이 무너지는 당시 사고로 50억㎥의 물이 한꺼번에 6개 마을로 쏟아졌다. 이로인해 수백 여명의 사상자와, 6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수력발전댐 보조댐은 지난 2012년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현지 기업과 공동 수주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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