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문가 “안정화 단계로 보긴 힘들어 '하락'으로 봐야”
3기 신도시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 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3기 신도시 발표로 아파트 값이 하락하는 등 일산이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토부는 이를 시장 안정화의 과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 및 주민들의 반응은 다르다. 가격 오름 없이 지난해부터 일산 집값이 하락하고 있고,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하락폭이 대폭 확대된 만큼 '안정화'가 아닌 '하락'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일산동구 아파트값은 0.14% 하락해 지난 주 지난주(-0.1%)보다 집값 하락폭이 더 가팔라졌다. 일산 서구는 -0.16%로 17주 연속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주(-0.19%)보다는 하락폭이 줄었지만, 고양시 내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특히 일산서구와 동구는 지난 2월 초만 하더라도 하락률이 -0.02%에 불과했지만,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하락폭이 확대된 모습이다.

일산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하락률은 더 강하다. 일산 아파트 집값이 가격 오름 없이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수천만원의 호가가 빠진 급매물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만하더라도 서울의 집값 누적 변동률은 6.45%를 웃돈 반면 일산 동구는 -1.89%, 일산 서구는 -2.72%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일산 서구 한 공인중개사는 "1억원대까지 폭락하진 않았지만 3기 신도시 발표 후 확실히 가격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매수 심리도 실종된 상태로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호가가 빠진 매물만 거래된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선9단지 화성 87㎡ 형은 올 초만 하더라도 3억원에 거래됐지만 3기신도시 발표 이후 이달에 3000만원 떨어진 2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강선1단지대우벽산은 155C㎡ 기준 지난 달 5억4000만원, 지난해 9월 같은 층수 매물은 5억73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5억원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이처럼 일산 부동산 시장의 침체 우려가 커져가는 가운데, 국토부는 일산 집값 하락을 시장 안정화 현상으로 봤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과정 속 일산도 같은 틀에 있다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도 28주 하락하는 등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하고 있고 일산도 큰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있은 지 불과 5일만에 국토부 고위관계자 입을 통해 또 다시 안정화라는 단어가 언급됐다. 지난 28일 한 토론회에서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일산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의 주택 가격이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올 초에 비해 하락폭이 가팔라지고 있고, 그간 일산의 집값 상승이 '미미'했던 점을 미뤄 현재의 일산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지 '안정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이나 다른 신도시에 비해 일산 집값이 상승한 부분은 크지 않다"며 "그런 상황에서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 안정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일산은 지난해에도 가격이 빠지고, 올 초에 비해서도 집값 하락폭이 크다"며 "현재 일산 시장을 안정화 단계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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