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박형식이 영화 ‘배심원들’로 첫 스크린 데뷔작을 내놨다. 배심원 권남우 역을 맡아 극의 판결에 결정적인 원인 제공을 하는 인물로 활약했다. 엉뚱하고 소탈하지만 동시에 뚝심 있는 캐릭터로 분해 친근한 매력을 보여줬다. 아이돌 출신에서 연기자로 성장하며 매 작품마다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는 박형식은 군 입대를 앞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입대로 인한 공백이 두렵지 않다”며 환히 웃었다.

-첫 영화로 ‘배심원들’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쭉쭉 읽혔다. 너무 재미있어서 꼭 출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배심원들이 각자의 개성이 뚜렷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메시지도 명확했다. 이렇게 한 번에 좋다는 생각한 작품은 처음이다.”

-권남우 역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사실 힘들었던 게 감독님은 표현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뭘 하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냥 연기해라’라고 했다. 처음 들어본 말이라 ‘멘붕’이 왔다. 영화 촬영 전 ‘슈츠’를 찍었는데 천재 변호사 역할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심원들’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니까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극과 극 캐릭터 아닌가. 너무 불안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점점 적응해갔다.”

-불안한 만큼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을 텐데.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믿고 한 번 가보자고 생각했다. 불안한 마음을 누르려고 애썼다. 긴장해서 자유롭게 연기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크다. 그래서 문소리 선배에게 ‘다시 촬영하고 싶다’고 하니 ‘형식아, 누구나 그렇고 나도 그래. 그걸 없애려고 노력하는 거겠지’라고 위로해줬다.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잘하고 싶었는데,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아쉬웠지만 스스로 다독일 수밖에 없었다.”

-권남우는 엉뚱하고 진지하다. 실제 성격과 비슷한 면이 있나.

“진지하고 느리지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건 나와 닮았다. 궁금한 건 꼭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도 비슷하다. 그런 권남우를 힘을 뺀 연기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고생 많이 했다. (웃음)”

-재판장 역을 맡은 문소리와 호흡은 어땠나.

“문소리 선배는 처음 봤을 때 아우라가 남달랐다. 말을 쉽게 못 붙일 만큼 포스가 강렬했다. 혼자서 공간을 다 잡아먹는다고 해야 할까. ‘연기로도 이런 게 가능하구나’라며 감탄했다. 너무 멋있었다. 그런데 ‘컷’ 소리가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 활발하고 밝아졌다. 반전 매력이었다.”

-데뷔한 지 9년이 됐다.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볼 때 달라진 게 있다면.

“지금도 고등학생처럼 철없다. 그냥 상황에 맞춰서 잘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주어진 상황마다 잘 하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첫 영화를 하게 됐다. 내 나이를 너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이 일에 대한 열정을 잃고 싶지 않다. 고집이 있는 성격이라 만약 이 열정이 식으면 연기를 하지 않을 것 같다. 어떤 것이 됐든 좋으면 미친 듯이 몰두하는 편이고 싫으면 거들떠도 안 본다.”

-제대한 임시완과 바통터치를 하게 됐다. 조언을 해준 게 있나.

“임시완 형이 날 엄청 놀렸다. 자기는 제대했다면서 ‘군대 가면 시간은 금방 가’라고 했다. (웃음) 시완 형 군대 가기 전에 그렇게 놀렸는데 그러지 말걸 그랬다. 시완 형은 소울메이트에 가깝다. 항상 여행을 함께 가고 계획을 짠다. 이번에 서로 군대를 가느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됐는데 많이 아쉽다. 군대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오겠다.”

-군 입대를 앞두고 아쉽지는 않나.

“새로운 걸 많이 경험해서 좋았다. 군 생활? 단체 생활에 최적화 돼 있는 성격이다. 사회생활도 잘 하는 편이라 시완 형보다 더 적응하기 쉬울 거다. (웃음) 제대 후 활동은 크게 욕심 내지 않으려고 한다. 그저 모든 게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사진=UAA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