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문 대표./사진=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맑은공기와 깨끗한 환경을 지키는 기업 만들기다"

대기환경기업 EPiT사의 김종문 대표는 회사 운영 방침을 묻는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10여년간 집진기가 설치된 곳이라면 전국 곳곳을 누볐다. 환경오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답이 현장에 있다고 생각해서다. 결국 그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 EPiT주름백이 적용된 여과집진기를 개발해 회사를 반석에 올려 세웠다.

김 대표는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전국을 누볐고, 결국 현장에서 답을 찾게 됐다"며 "EPiT주름백을 사용하게 되면 더 적은 비용으로 환경오염 방지를 이뤄낼 수 있다. 고객사에 비용부담을 줄이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한다면 우리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EPiT주름백은 여과 집진기 내 사용되는 백필터로, 탈진능력이 우수해 백의 모재에 스트레스가 적어 내구성이 2배까지 증가해 교체 주기가 길다.

또한 여과 집진기를 신설 시, 이 필터를 적용하면 기존 제품과 비교해 크기를 3분의 2 이하로 축소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투자비는 30-40% 이상 절감할 수 있으며, 운전비용도 35-50%까지 줄 일 수 있다.

이 때문에 3~4배 비싼 가격에도 EPiT주름백은 없어서 못 파는 귀한 몸이 됐다. 실제 지난 2013년 10월경 EPiT주름백 개발 및 특허 등록을 끝낸 후 이듬해 판매 개시 4년만에 12만2310개가 판매됐다. 1년간 3만개 정도가 공급된 셈이다. 현재 공장에서 주름백 1만5000개가 생산되는데 수요를 맞추기에도 벅찬 상황으로, 추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공장을 새로 증축 중이다.

김 대표는 "처음 EPiT주름백을 시장에 내놨을 때만 하더라도 기존 제품보다 가격대가 비싸 반응이 바로 오지는 않았다"며 "추후 월등한 능력으로 하나 둘 업체에서 도입을 시작하더라, 이제는 시장 수요도 감당이 안돼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EPiT는 주름백 기술을 앞세워 해외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공장이 많은 동남아 시장을 정복한 후 중국 및 미국 등 거대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EPiT주름백이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국내의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도 진출해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종문 대표와의 일문 일답

-EPiT 설립 배경은.

1999년 12월 IMF로 인해 44살에 20여년을 근무해 온 회사에서 퇴직하게 됐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전기 집진기와 관련된 환경 분야 회사였다. 사회로 다시 나와 보니 취업할 곳도 마땅치 않아, 기존의 경험을 살려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퇴직 후 한달만에EPiT의 전신인 동문테크를 차렸다.

-회사 경영 시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연구개발 부문이다. 주력 제품인 EPiT주름백의 저비용 제조 방식 및 성능 개선을 위한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제조비용 저감을 통해 판매비용을 낮추는 한편 성능은 기존 상품에 보다 우수하게 제작해,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또한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EPiT주름백이 뭔가.

집진기의 내부 부품으로, EPiT가 자체가 개발한 필터다. 시중의 기존 필터와 다른 점은 재질과 표면에 주름이 잡혀있다는 것이다.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여과면적이 200% 이상 넓다. 이 때문에 시멘트 공장 등 심각한 분진으로 기존 필터백이 적용되기 어려운 곳에 설치하더라도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특히 이 제품은 저압펄싱으로 분진 재비산을 최소화해, 미세·초미세분진을 포함한 분진제거 효율이 높고, 잔류 차압이 낮다. 저압 및 탈진 횟수 감소에 따라 운영비 및 팬 운전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여과집진기 사이즈도 40% 가량을 줄여, 초기 시설투자비를 크게 낮췄다.

-EPiT주름백 개발 동기는.

현장을 다녀보니, 생산업체의 예상만큼의 효과가 있거나 수명이 맞는 경우가 드물더라. 기존의 필터가 적용된 여과집진기를 사용 중인 업체는 오히려 고비용으로 장비를 운전 및 유지하고 있었다. 필터의 교체 주기가 짧고, 탈진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를 기회라고 생각해 효율성이 높으면서도, 기업에게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EPiT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전세계에서 우리 제품을 쓰도록 하는 것이다. 성능은 어떤 제품보다 우수하다고 자부한다. 베트남에 30억원 가량을 수출했으며, 필리핀에는 1000만원으로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필리핀의 경우 3년여에 걸쳐 지역별 산업체 위치를 파악하는 등 수요조사를 끝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공략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정부에 대한 아쉬운 소리다. 최근 초미세먼지가 이슈가 되고 있어, 여과집진기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정부는 없는 돈을 쪼개가며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줘야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없다. 앞으로는 정부가 조금 더 중소기업을 감싸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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