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전기차 엔씨노/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출시할 코나 전기차(EV)에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다. 국내를 비롯해 여러 수출국에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중국에서는 보조금 문제로 개발 단계부터 중국업체인 CATL의 배터리 장착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가 개발한 코나 EV의 현지 모델 '엔씨노 EV'는 지난달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신차 인증을 받아 구매자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엔씨노 EV'가 보조금 대상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중국산 배터리 장착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으로 한국산 배터리 전기차의 중국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로 2016년부터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들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시키며 차별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

이에 현대차는 2017년 출시한 전기차에 CATL 제품을 사용해 보조금 대상에 편입됐다. 하지만 올해 초 발표된 중국 공업화신식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대상에 한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차량은 포함되지 않아 한국산 배터리 차량에 대한 차별은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규제를 피하고자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하며 ‘두 발 전진을 위한 한 보 후퇴’를 선택했다.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하면 구매자들이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해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현대차는 올해 들어 베이징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중국 내에서 고전하고 있어 중국의 자국 배터리 우대 정책을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가 전년보다 62% 급증한 126만대를 기록하며 연간 전기차 판매 100만대가 넘는 유일한 국가가 되는 등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내년까지만 유지되고 폐지될 예정이라 업계에서는 향후 중국 전기차에 외국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하반기에 '엔씨노 EV'와 '링둥 PHEV' 출시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해 중국 당국의 친환경차 규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강한빛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