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이 ‘2016 리그 오브 레전드(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글로벌 강팀의 자리를 재확인했다.

결승전에서는 이번 MSI 돌풍의 주역이 된 북미팀 카운터로직게이밍(CLG)이 SKT를 기다리고 있었다. MSI 우승과 인연이 없던 SKT에게는 CLG를 이끄는 한국 선수 ‘마타’ 조세형, ‘루퍼’ 장형석의 존재도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특히 지난해 중국팀 EDG에 일격을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기억이 있어 이번 MSI를 맞이하는 SKT의 자세는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모습이었다.

▲ SK텔레콤 T1 선수단이 MSI 우승 후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1세트는 SKT의 운영 능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CLG를 상대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주도권을 잡아나간 SKT는 드래곤을 가져가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CLG는 전열을 가다듬어 SKT 챔피언을 각개 격파했고 드래곤까지 가져가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SKT의 손을 들었다. 페이커가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적 챔피언 셋을 잡아냈고 이후 미니언과 함께 상대 넥서스를 파괴할 수 있었다.

다음 세트에서는 CLG가 초반 주도권을 잡으며 SKT를 압박해 나갔다. 5분만에 페이커가 잡히며 비틀거렸던 SKT는 CLG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경기를 이어갔다. ‘울프’ 이재완의 활약을 중심으로 CLG를 공략한 SKT는 유리한 교전 상황 끝에 2세트도 승리를 거둬 우승에 한 발짝 먼저 다가섰다.

3전 전승으로 끝난다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3세트 경기도 결국 SKT가 가져갔다. 양 팀은 초반부터 신경전을 펼치며 체력을 비축했다. SKT는 상대 궁극기가 없는 틈을 타 드래곤을 가져간 이후 미드 타워를 파괴하는 등 연이은 공격끝에 한타 승리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SKT는 2013년과 지난해 롤드컵, 2016 IEM 월드 챔피언십에 이어 2016 MSI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LoL 글로벌 대회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무이한 구단이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팀으로 세계 무대를 석권한 것이다.

사실 SKT는 MSI 조별 예선 당시 4연패를 당하며 우승 후보라는 말이 무색하게 탈락이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토너먼트의 강자로 불리는 SKT인 만큼 곧바로 4연승을 더하며 본선 무대인 4강에 합류했다. 아찔한 순간을 맛 본 후의 우승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감격은 배가 됐다는 후문이다.

SKT는 이제 다가오는 롤챔스 섬머 시즌과 2016 롤드컵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공식 LoL 세계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할 롤드컵에서 우승해 2016시즌 트레블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미 세계 대회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된 SKT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한 기록 갱신에 나선다.

한편 ‘2016 롤챔스 섬머’에서는 스베누 소닉붐과 콩두 몬스터 대신 승강전을 통해 승격한 MVP와 ESC 에버가 새롭게 합류할 예정이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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