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PO 시장 부진과 함께 스팩 투자 매력 '부각'
스팩(SPAC)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중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최근 증권사 스팩(SPAC)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중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원화강세 등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가운데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보다 안정적이고 기대 수익률이 높은 스팩으로 투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공모를 통해 다수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증시에 먼저 상장하는 기업인수목적회사다. 공모자금에 대한 원금보장은 물론 이자수익까지 지급해줘 안정적인 투자처로 손꼽힌다.

IPO(기업공개) 기업에 투자할 경우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처다.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신규상장 기업의 투자수익률이 부진했다는 점도 스팩으로 투자금이 몰려드는 이유 중 하나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증시에 상장한 유진스팩4호와 DB금융스팩7호는 상장 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모투자에 참여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상장 직후 스팩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이다. 대신밸런스제5호스팩도 지난 4월 상장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5월 상장한 한화에스비아이스팩도 공모가인 2000원의 2배가 넘는 5000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인 스팩의 매력이 부각되는 것 같다"며 "스팩은 공모자금 보장은 물론 이자수익, 비상장기업 합병시 주가상승 기대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창투사나 우리사주 등 기존 주주의 매도물량 부담이 있는 IPO기업에 비해 스팩은 물량 부담이 적어 상장 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더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상장된 스팩 중 상당수는 우량 비상장 기업과 합병에 성공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초과 수익을 안겨준 바 있다.

과거 토박스코리아와 합병한 대우SBI스팩1호는 합병 신주 상장일 이후 한달 간 120% 가량 상승했다. 클래시스와 합병한 케이티비스팩2호는 230% 이상 올랐다. 유에스티와 합병한 신영스팩3호는 220% 넘게 상승했으며, 콜마비앤에이치와 합병한 미래에셋제2호스팩은 무려 420% 가까이 급등했다. 국민 모바일게임 '애니팡'으로 시장을 주름잡았던 선데이토즈 역시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상장하며 스팩 투자자들에게 대박을 안겨줬다.

이런 매력들이 부각되고 투자자금이 몰려들면서 증권사들도 앞다퉈 스팩을 출시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오는 10일 신한제5호스팩의 개인투자자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며, 신영증권이 이달 13일 신영스팩5호의 개인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베스트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이베스트이안기업인수목적1호와 하나금융13호스팩의 일반공모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스팩 투자가 항상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합병 기대감 등으로 주가가 급등한 스팩을 추격매수할 경우 예상치 못한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스팩을 샀다가 합병이 무산되면서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스팩은 일반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지금과 같은 시장에서 이유없는 주가 급등락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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