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이동휘가 웃음기 없는 얼굴로 돌아왔다. 영화 ‘어린 의뢰인’을 통해서다. 대표작인 tvN ‘응답하라 1988’ 천만 영화 ‘극한직업’과는 다른 장르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는 연기를 펼쳤다. 칠곡 아동학대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에서 이동휘는 진심을 담은 연기로 정엽 역을 오롯이 표현했다.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나.

“마음이 아팠다. 영화보다 더한 현실이 너무 안타깝게 다가왔다. 최근 영화를 홍보하는 중에도 아동학대 기사를 접하게 됐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작품의 출연을 결정하고 준비하면서 이 영화가 관객에게 질문을 하는 영화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한 볼거리와 팝콘 무비도 있지만 거울이 되는 작품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극 중 연기한 정엽은 초반에는 가벼운 듯 속물에 가깝지만 점점 성장하고 변하게 되는데.

“감독님이 이 인물을 표현하고자 하는 방식이 입체적이길 바랐다. 한 가지 면만으로 상대를 만나지는 않지 않나. 집에서 혼자 편하게 늘어져 있을 때 모습처럼 사람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고 본다. 관객이 마치 주변 인물처럼 느끼길 바랐다.”

-평소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만큼 대중에게는 생소하고 낯선 작품일 수 있는데.

“배우로서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잘 하고 있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너무 감사한 사랑을 받았다. 응원을 받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이 영화를 찍기 전 공백기가 있었는데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은지를 많이 생각했다. 그 과정을 지나 ‘극한직업’ ‘국도극장’ ‘어린 의뢰인’ ‘더 콜’을 만나게 됐다. 좋은 기다림의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아동학대 피해자를 연기한 아역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순수한 아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더 맑아졌다. 어떻게 하면 잘 할지에 대한 스트레스에 갇혀 있을 때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가져야 하는 마음이 저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고마웠다.”

-인지도가 높아진 뒤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나.

“좋은 스트레스다. 내가 많이 공부하고 보고 듣고 해야 결과물이 잘 나온다는 생각이다. 갇혀 있는 건 아니다. 예전과 지금과 큰 차이는 없다.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나 빈도수가 많아졌을 뿐이다.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의 기쁨과 대본 리딩날을 기다리는 설렘과 비슷한 느낌을 많이 느끼고 싶다.”

-악역을 연기한 유선과 실제 호흡은 어땠나.

“평상시에 정말 다정다감한 분이다. 친절하다. 그것보다 더 감사한 건 이 작품을 선택한 선배의 용기다. 선배가 없었다면 이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나 시나리오를 봤을 때 선한 캐릭터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배 덕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올 초 개봉한 ‘극한직업’이 1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했다. 소감이 어떤가.

“무한히 감사한 마음이다. 마지막 무대인사 때 모든 배우와 감독님이 함께 울었다. 살면서 이런 사랑을 또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눈물이었다. 연기를 하면서도 큰 힘이 됐다. 신기하고 얼떨떨하다.”

-류승룡 등 ‘극한직업’ 멤버들이 ‘어린 의뢰인’ 개봉을 응원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우리끼리 너무 친하다. 결과를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우리는 ‘힐링의 만남’이었다.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완벽에 가까운 팀워크를 자랑했다. 나를 제외하고 다들 ‘선생님’이다. ‘극한직업’을 했기 때문에 ‘국도극장’이든 뭐든 할 수 있게 됐다. 이병헌 감독님의 공이 컸다.”

-훗날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개인적으로 크리스찬 베일의 ‘바이스’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를 준비 단계부터 기다렸다. 개봉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무조건 극장에서 봐야지’라고 다짐하고 극장에 갔다. 나 같은 사람도 누군가가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어떤 연기를 했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 배우가 되는 게 최종 목표다.”

사진=이스트드림시노펙스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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