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모바일 주식거래 활성화로 지점 수 축소, 지점만이 수행 가능한 역할 찾아야
모바일 주식거래 활성화로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증권사 지점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모바일 플랫폼에 기반한 증권 업무가 가능해지면서 증권사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지점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는 지점 수를 줄이고 서비스를 재편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개인인증 어플리캐이션 ‘패스’(PASS)를 이용한 ‘PASS 해외주식 간편투자 서비스’를 오픈했다. 패스의 금융권 계좌정보 통합관리 서비스 ‘뱅크원샷’을 이용해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개설하면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미국 주식 67개 종목을 0.01주 단위로 매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 주당 200만원에 달하는 아마존 주식도 0.01주를 2만원대에 매수가 가능하다. 또 매수 가능 종목은 원화환산 가격으로 표시되며 별도의 환전절차 없이 매수와 함께 자동으로 환전이 이뤄진다.

신한금융투자의 사례처럼 국내 증권사들의 모바일을 이용한 증권 거래 수단은 다양화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에 이어 토스 등 핀테크 회사들도 증권업 진출을 선언하고 있어 증권사들이 모바일 중심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증시 악화 등 리테일 환경이 변하면서 전국곳곳에 위치한 오프라인 지점들은 그 역할과 중요성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이미 지점 개수를 줄이거나 통합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2015년 말 미래에셋대우(구 미래에셋증권)와 대우증권이 가지고 있는 지점은 총 175개에 달했지만 현재 77개가 줄어든 98개만 남았다. 같은 기간 현대증권과 합병한 KB증권도 112곳에 달했던 지점을 현재 97곳으로 줄였다. 이 밖에 NH투자증권은 83개에서 79개, 삼성증권은 57개에서 51개, 한국투자증권은 93개에서 79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증권사의 자산관리 앱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거래가 보편화되면서 기본적인 증권서비스를 받기 위해 증권사 지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어졌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선보인 ‘키움증권 자산관리’앱은 출시 10일 만에 가입자 5만명을 돌파했다. 1년 사이에 10만 명에 달하는 고객들을 확보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1월 말 실시한 비대면계좌 개설 이벤트에 신규고객만 3만명 이상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온라인 주식 거래는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온라인 서비스의 공세가 지속되는 중에도 지점의 역할이 축소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 지점 주고객층인 50대~70대의 경우 모바일 이용보다 지점 방문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는 지점 축소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점 대형화와 효율화를 통해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작은 지점을 합쳐 대형화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어려 소형지점을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통합해 재편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보다 많은 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확실히 모바일 거래 확대로 업계 환경이 많이 변했다”며 “점포 통합과 대형화를 통해 지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지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초점을 고액자산가에게 맞추고 있다. 2016년 강북, 강남, 삼성타운 금융센터에 대현 자산관리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지난 3월 초부유층 전담전포 SNI(Samsung & Investment)를 전국의 30억 이상 고객 대상 서비스 브랜드로 확대 개편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점을 방문하는 주 고객들이 고액·고령 자산가들로 여전히 오프라인 컨설팅을 선호한다”며 “이러한 수요와 변화에 맞춰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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