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지 재계 1·2위 빈그룹, 마산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차원

 [한스경제=조윤성 기자] 한때 동남아 시장에서 쓴 잔을 맛봤던 SK그룹이 시장개척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베트남 방문해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나섰다.

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주)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유정준 SK E&S 사장 등 최고 경영진이 베트남으로 총출동했다.

최 회장을 비롯한 SK경영진은 5일부터 2박3일 동안 베트남을 방문해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팜 브엉 빈그룹 회장 등과 만나 협력관계를 다졌다.

최 회장 일행은 이날 오전에는 하노이 인근 하이퐁 경제특구를 방문했다. 이 곳은 베트남 정부가 자동차 산업, ICT 사업의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지역으로, 빈그룹도 빈그룹 자동차(빈패스트), 휴대폰(빈스마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최 회장 일행은 호치민으로 건너가 응웬 당 꽝 마산그룹 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회동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총리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팜 넛 브엉 빈그룹 회장 등을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협의 후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팜 넛 브엉 빈그룹 회장, 응웬 비엣 꽝 빈그룹 대표이사 겸 부회장, 팜 티에우 화 빈홈즈 대표이사, 즈엉 티 환 빈그룹 수석부사장 사진=SK그룹

2000년대 초반만 해도 SK에게 베트남은 쓰라린 실패의 경험밖에 없었다. SK텔레콤이 베트남 현지에 진출했지만 2009년에 빈손으로 철수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SK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내 사업의 수평적 확장, 현지기업의 경영권 확보 등을 통한 ‘딥체인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베트남시장은 여전히 SK그룹에게 기회의 땅이다. 아세안(ASEAN) 국가 중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베트남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부터 베트남 민영 1위 기업인 빈그룹, 2위 기업인 마산그룹의 지분을 인수했다.

최 회장은 2017년 이후 매년 응웬 쑤언 푹 총리와 면담을 할 만큼 베트남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기 때문에 최근 일련의 성과가 거둘 수 있었다는 게 SK그룹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이날 "SK그룹과 빈그룹은 돈만 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점에서 경영철학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응웬 쑤언 푹 총리와의 면담에 앞서 최 회장 일행과 팜 브엉 회장 일행은 따로 만나 향후 양사가 베트남에서 함께 할 사업과 관련한 포괄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SK그룹은 지난달 16일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6.1%를 10억 달러(약 1조1천800억원)에 매입하며 빈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마산그룹과는 지난해 마산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7000만 달러(약 5300억원)에 매입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마산그룹은 식음료, 축산, 광물, 금융업 등 고성장 산업이 주력인 베트남 시총 2위 그룹이다.
 

조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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