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대형마트./연합뉴스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유통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에 앞서 소주, 과자, 빵 등 먹거리를 줄줄이 인상하고 나섰다. 2년 만에 최저임금이 25% 넘게 오른 것도 한 몫한 것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 롯데주류 등 식품업체들은 이달들어 제품 판매 가격을 일제히 최대 10%까지 올랐다.

SPC삼립은 10일부터 일부 빵 제품 가격을 6.9% 인상한다. 대상품목은 총 123종으로 SPC삼립 전체 빵 제품 678종 중 약 18% 해당되는 수치다.

롯데주류도 공장 출고가 인상에 따라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처음처럼'의 가격을 360㎖기준 1660원에서 1800원으로 8.4% 올렸다. 

맥주 '클라우드 캔 355㎖'의 경우 2150원에서 2300원으로 인상했으며 '클라우드 페트병 1.6ℓ'는 6700원에서 7400원으로 뛰었다.

롯데제과의 '빠다코코낫'과 '제크' 가격이 각각 1400원에서 1500원으로 7.1%씩 오르는 등 인기 과자 제품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처럼 '술'부터 '빵'까지 제품가격 인상은 유통업계 전반에서 도미노 형태로 이뤄지는 추세다.

특히 이달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한 업체들은 인상의 주 원인으로 관리비, 물류비 상승 등을 꼽았다. 두 분야 모두 인건비 변동요인과 직결되는 곳들이다. 

업계에서는 2년새 껑충 뛴 최저임금이 제품 가격 인상의 한 원인으로 손꼽았다. 외식업체는 매장 특성상 시간제 근로자가 많아 인건비 상승이 가격인상으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초기메뉴 가격 선정부터 근로자의 임금을 서비스 이용요금으로 포함해 책정하기 때문이다.

외식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했지만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켰다. 실제 외식업체들은 지난친 가격인상을 막기 위해 무인계산기 도입 등 방안을 내놨으나 기존 일자리 축소로 내수경기 부진 등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인상됐지만 물가 인상으로 소비 또한 줄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내수시장도 고려하는 등 완급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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