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1955년~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제2의 인생설계를 원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은행들이 은퇴설계 프로그램 강화에 나섰다. 시니어 브랜드를 론칭하고 은퇴 고객을 위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은퇴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달 발표한 보고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고령층 소비구조 변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는 약 728만3,000명으로, 총인구 대비 14.4%(2015년 기준)에 해당하며, 이들이 보유한 평균 금융자산은 1인당 4,532만원으로 집계됐다.

 

■ 은행마다 특화된 은퇴설계 브랜드

KB국민은행은 ‘KB골든라이프’로 시니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시니어 맞춤형 상품과 특화 서비스 개발을 전담하는 KB골든라이프부를 신설했다.

재무 상황뿐만 아니라 건강, 사회관계, 심리안정 지표 등 비재무적 부분을 복합적으로 진단해주고, 최적의 맞춤 상품 추천 등 체계적으로 노후 준비 대안을 세워주는 ‘KB골든라이프 노후설계시스템’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은퇴·노후 특화점포를 기존 57개에서 850개 VIP라운지로 확대했으며, 직원들의 상담역량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은퇴·노후설계 전문가 심화 과정 연수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4년 10월 고객별 금융거래 특성과 필요자금을 반영해 산출되는 미래설계지수를 통해 맞춤형 은퇴 솔루션을 제공하는 ‘S-미래설계’를 출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미래 은퇴생활비를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했고 해결책도 보험과 증권사의 은퇴설계 방식 외에 은행의 솔루션까지 담았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은 현재 본인의 은퇴준비를 준비자금달성율, 현금흐름달성율, 금융자산안정성으로 구성된 미래설계지수를 통해 점수로 알 수 있으며, 어느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웰리치(We’ll Rich) 100’이라는 은퇴설계 프로그램을 최근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현재 1,100여명인 은퇴설계 전문가는 올해 안에 500명을 추가로 확대해 1,600명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 우리은행 창구에서 한 고객이 은퇴설계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지난 3월 도입한 ‘로보어드-알파’ 서비스에서는 은퇴설계 투자자금 설계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은퇴 후 예상 퇴직금과 연금수령금액을 반영한 자녀교육 및 결혼, 본인의료비, 여가활동에 따른 필요자금, 준비자금, 부족자금을 분석해주고 이에 대해서는 투자설계 서비스를 제시한다.

NH농협은행도 ‘NH 올 100플랜’을 통해 은퇴설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 NH농협은행 ‘NH 올 100플랜’ (사진=NH농협은행)

농협은행이 지난해 7월 출시한 ‘NH 올 100플랜 5종 특화상품’은 17일 기준 가입좌수 80만좌, 가입금액 2조1,474억원을 돌파했다.

다양한 경로로 들어오는 은퇴생활비를 모아 관리하는 은퇴자금 관리 기본통장인 ‘올 100플랜 통장’,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은퇴(및 준비)고객과 관련이 깊은 가맹점을 중심으로 혜택을 집중한 ‘NH올원 올 100카드’ 등의 상품이 있다.

▲ NH농협은행은 지난 달 20일 한국브랜드 경영협회에서 선정한 '2016년 고객감동 브랜드 지수 은퇴설계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왼쪽부터 고명환 NH농협은행 팀장, 서기봉 NH농협은행 영업추진본부장, 김현화 NH농협은행 과장. (사진=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은 지난 달에 있었던 한국브랜드 경영협회에서 선정한 '2016년 고객감동 브랜드 지수 은퇴설계 부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5월 개인별 맞춤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IBK평생설계 시스템’을 오픈하고, 전 영업점에 은퇴상담 전문 인력인 IBK평생설계플래너를 배치했다.

플래너들은 고객의 재무상황, 은퇴준비 현황 등을 토대로 평생설계지수를 산출해 은퇴 준비도를 진단한다.

국민연금 예상 가입기간, 물가상승률 등 통계정보를 활용한 간편 은퇴설계부터 재무목표를 반영한 종합 생애설계까지 다양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은행권 최초로 은퇴설계 브랜드 ‘행복 노하우’를 선보인 KEB하나은행은 일찌감치 미래 은퇴자까지 잠재 고객으로 보고 접근 중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출시한 태블릿 은퇴설계 서비스는 지점 방문이 어려운 은퇴 자산가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간편 설계를 제공하는 툴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최대규모 자산관리 전문가를 보유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지난해 9월 시행된 한국FPSB 주관 ‘은퇴설계전문가(ARPS)’ 자격시험에서 1,869명의 직원이 합격해 금융권 최다 자격취득자를 보유하고 있다.

 

■ 은퇴고객만을 위한 행사도

은퇴설계 서비스뿐만 아니라, 은행들은 은퇴고객만을 위한 행사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매년 다양한 고객초청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부부 힐링캠프, KB골든라이프 조찬세미나, 행복노후설계 세미나 등은 노후준비에 유익한 정보와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어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달 KB국민은행이 주최한 ‘KB골든라이프 부부힐링캠프’에 은퇴부부들이 참가해 부부림프 마사지를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신한은행은 은퇴교육 프로그램인 ‘부부은퇴교실’을 도입해 지난해 4월부터 개최하고 있다. 부부은퇴교실은 건강·교양·취미 등 비재무적 프로그램과 은퇴자산관리와 관련된 재무적 강의를 종합한 프로그램으로, 전문가가 현장에서 직접 은퇴설계를 해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 신한은행이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구 소재 신한금융투자 신한웨이홀에서 개최한 제7회 부부은퇴교실에서 참가자들이 은퇴솔루션에 대해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NH농협은행의 ‘NH 올 100플랜 은퇴세미나’는 타 은행에 비해 세부적이다. 일반 대규모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은퇴콘서트’, 기업 및 단체 임직원들을 위한 ‘아카데미’, 영업점 단위 소규모 고객을 위한 ‘가든’으로 구분돼 실시된다. NH농협은행은 수도권, 부산, 세종, 전남, 충북, 경남 등에서 은퇴세미나를 전면적으로 실시하여 수도권 고객뿐 아니라 지방 권역에서도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2014년 8월 은퇴금융브랜드 ‘IBK평생설계’를 출시한 이래, 부부힐링캠프, 은퇴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17일부터 19일까지 3회에 걸쳐 기업은행 통장으로 4대 공적연금을 받고 있는 고객에게 부부동반 산행을 지원하는 ‘IBK평생설계 부부힐링캠프’를 개최한다.

▲ 17일 강원 평창군 오대산에서 IBK기업은행이 실시한 ‘IBK평생설계 부부힐링캠프’의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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