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기도청 '경기 와글와글' 새 직장문화 선도·소통 역할 '톡톡'
반바지 착용·갑질 금지 선언 등 다양한 직장변화 이끌어내
경기도청 내부게시판 '와글와글'

[한국스포츠경제=최준석 기자] "간부회의 방송해 주세요. 간부회의 소통이 안되고 있어요"

"도지사님. 조만간 끔찍하게 더운 여름이 찾아올 예정입니다. 각설하고 반바지 입고 출근 한 번 해주십시오. 시원하게. 대장이 먼저 나서서 솔선수범하면 나머지 기관들은 알아서 따라오지 않겠습니까?"

"회식문화 개선, 말만 할 때가 아니라 정말 바뀔 때 아닐까요? 잔돌리기, 여직원 옆에 앉게 하기,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술 따르고, 그만큼 다시 받아마시기 등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기도청 직원들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통합게시판인 ‘경기 와글와글’이 소통·공감을 넘어 정책제안의 장으로 까지 활발히 운영되면서 도청 내 새로운 직장문화를 이끌어 내는 등 소통창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해 11월 간부회의 공개를 요청한 직원 건의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좋은 의견”이라며 “보안이 필요한 사항이 아니면 중계를 검토해 달라”고 담당부서에 요청했다. 그리고 같은 달 30일부터 간부회의가 영상으로 중계되고 있다.

직장 내 성차별, 갑질, 회식문화와 관련해 경기 와글와글에 5차례 건의가 올라왔다. 평균 28건의 댓글도 달리며 핫이슈로 떠올랐다. 직원들의 건의를 받은 이 지사는 지난 5월 7일 직원 상호 간 성차별적 발언과 부서 회식 시 술잔 돌리기, 인위적 자리배치 금지를 당부했다. 이어 같은 달 24일에는 도지사와 3부지사, 실국장 이하 간부공무원이 함께 ‘우리는 함께 일하는 동료입니다’란 주제아래 갑질, 성차별, 성희롱 없는 공정한 직장 만들기 선언식을 갖기도 했다.

이밖에도 회의실 정수기 설치 등 1회 용품 줄이기에 대한 다양한 아디이어가 채택돼 도는 4월26일부터 회의실에 종이컵을 없애는 등 1회용품 사용 제로화를 추진 중이다.

공감행정을 강조하는 이 지사의 의지가 반영된 경기 와글와글은 지난해 9월19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도청 직원뿐 아니라 도지사와 실국장, 일선 소방 공무원까지 1만5000명에 달하는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내부소통공간이다.

이 지사는 게시판 개설과 동시에 “우리 스스로 먼저 소통해야 도민들과도 잘 소통할 수 있다. 경기도 공직자와 도지사가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영상메시지를 통해 소통을 당부 했다.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공무원. /연합

실례로 여름철 반바지 착용에 대한 건의는 전 직원 설문조사로 확대돼 79%의 찬성으로 오는 7월1일부터 복장 간소화가 실현된다.

김재훈 경기도 기획담당관은 “직원들의 건의가 실제 정책으로, 직장문화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소통이 계속해서 활발해 지고 있다”면서 “와글와글이 도지사와 직원 간 직접소통은 물론, 직원 간 입장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의 장소,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가 오고 가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수원=최준석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