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은행 적금보다 높은 금리에 안정성까지...투자자 수요 증가
증권사가 고금리를 앞세운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KB증권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연 수익률 5%'라는 고금리를 앞세운 증권사의 발행어음 상품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달 KB증권이 국내 세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되면서 공격적인 상품 판매에 나선 덕분이기도 하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KB증권이 내놓은 ‘발행어음 출시 기념 5% 특판 금리 상품’은 출시 하루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첫 발행어음 상품 출시를 기념해 선착순 1만명에게 1년간 연 5% 금리를 월 50만원 한도로 제공하는 적립식 발행어음을 시장에 내놨다.

일반 발행어음 상품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KB증권은 3일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한 후 원화 판매 1차 목표였던 5000억원을 하루 만에 달성했다. 7일에는 외화 상품도 당초 목표치였던 500억원 어치를 모두 팔았다.

KB증권 관계자는 “정말 연 5.0% 금리를 주느냐며 가입 문의를 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향후 발행 물량에 여유가 남아 있지만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고금리 상품을 이용해 시중 자금을 끌어 모았다.

발행어음 1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2일 ‘뱅키스(BanKIS) 전용 연 5.0% 적립식 퍼스트 발행어음’을 출시하고 판매 중에 있다. 지난 1월 NH투자증권이 창립 50주년 기념이벤트로 출시한 ‘5% 금리보장 적립식 발행어음’도 출시 1개월여 만에 선착순 5000명을 채우고 마감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달 말 발행어음 판매잔고는 총 5조 3700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도 총 3조 4197억원을 기록하면서 발행어음에 쏠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발행어음 상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시중에서 좀처럼 찾기 어려운 고금리 상품이면서도 투자의 안정성이 다른 상품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국내 6대 주요 은행(하나, KB, IBK, 신한, 우리, 농협)에서 판매 중인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가 10일 기준 연 1.45~2.05%인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2~3%인 1년 만기 약정식 일반 발행어음 상품의 매력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발행어음의 고금리를 더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에 고객들이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법인과 개인을 불문하고 투자자가 모이면서 물량 공급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회사의 자체 신용으로 어음을 발행하고 투자자에게 약정 금리로 원리금을 지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이다. 은행 예금처럼 5000만원 한도의 예금자 보호대상은 아니지만 증권사가 문을 닫지 않는 이상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국내에선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회사에서만 발행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가 부도가 나는 등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원리금 보장이 되지 않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위험이 크지 않다”며 “따로 판매 추이 통계를 내지는 않았지만 시중에 없는 고금리 상품이라 고객의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지는 앞으로 증권사에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을 판매해 모은 자금으로 기업금융과 부동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 개발이 가능하다”면서도 “시장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고금리 약정에 따른 운용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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