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한금융투자-디렉셔널, 개인투자자 간(P2P) 주식대차 서비스로 개인 공매도 지원
신한금융투자가 핀테크 스타트업 '디렉셔널'과 손잡고 개인간(P2P) 주식대차 서비스를 제공한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국내 증시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주식 시장의 공매도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의 추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 공매도에 나선 것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전략이다. 문제는 공매도에 나선 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만 집중됐다는 사실이다.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참여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3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내 공매도 금액을 합한 수치로, 전월보다 37.1%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10월(6336억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공매도 금액이다.

공매도 주체별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331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공매도의 61.6%를 차지했다. 이어 기관 투자자가 2015억원(37.5%)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46억원으로 고작 0.9%에 그쳤다.

공매도 시장을 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시장 내에서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어느 한쪽의 참여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제도나 규제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공매도 투자를 해왔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주식의 종류나 수량, 대차(공매도를 위해 다른 사람의 주식을 빌리는 행위)를 위한 기관 등에 있어서 많은 제약을 받아왔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던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를 돕기 위해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신한금융투자와 핀테크 스타트업 '디렉셔널'이다. 이들은 개인투자자 간(P2P) 주식대차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개인 공매도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디렉셔널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주식을 대여 및 차입할 수 있는 'P2P 주식대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렉셔널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에서 금융 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업체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규제 특례를 적용받고 최대 4년간 블록체인 기반 P2P 주식대차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게 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디렉셔널 플랫폼에 참여하면 된다. 주식을 빌려주길 원하는 개인 투자자는 증권사의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비슷한 형태의 플랫폼을 통해 주식 대여 이자율을 확인하고 자신이 원하는 이자율을 설정할 수 있다. 공매도를 하기 위해 주식을 빌리려는 투자자의 경우엔 이 플랫폼에서 이자율 정보를 확인하고 원하는 주식을 선택하면 된다.

개인 투자자들이 디렉셔널 플랫폼을 통해 주식 대차 거래를 한 이후엔 신한금융투자에서 해당 주식을 공매도하면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계좌 관리와 공매도, 리스크 관리 등을 맡는다.

이를 통해 주식을 빌려주는 개인 투자자는 빌려준 기간 동안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주식을 빌려 공매도를 하는 투자자는 공매도를 통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디렉셔널은 빠르면 이달 안에, 늦어도 다음 달 초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그간 자본과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가 주식대차 시장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 서비스가 출시되면 개인의 (공매도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춤으로써 투자 기회 확대와 증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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