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영, 유진, 대신, 한국투자증권 등 부동산신탁시장 진출...사업 다각화 본격화
신영증권이 부동산신탁사를 설립했다. (사진=신영증권)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증권사들의 사업다각화가 본격화되면서 주식과 펀드, 채권 상품을 넘어 부동산 시장에도 증권사의 신규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부동산 관련 펀드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운용을 넘어 직접 부동산을 개발하고 관리, 운용하는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신영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별도법인으로 부동산신탁사를 설립하고 부동산 관련 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최근 유진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영부동산신탁을 설립했다. 신영증권이 50%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유진투자증권이 30%의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가 됐다.

양사의 부동산신탁 사업을 책임질 신영부동산신탁의 초대 대표이사는 박순문 신영증권 전무가 선임됐다. 박 대표는 신영-유진증권 컨소시엄이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받은 이후 신영부동산신탁 설립 준비위원회를 주도해 왔다.

신영부동산신탁은 오는 8월께 금융위원회에 사업 본인가를 신청하고 이후 사업은 본격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31일 디에스에이티컴퍼니라는 별도 신탁법인을 설립했다. 대신증권이 1000억원의 자본금을 단독 출자해 100%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디에스에이티컴퍼니는 이달 중 사업 본인가를 신청해 최대한 빨리 부동산신탁업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대신증권의 부동산 자산관리 부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결과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부동산신탁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라는 별도법인을 설립하고 금융위에 본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신영부동산신탁, 디에스에이티컴퍼니와는 달리 다양한 기업들로 주주를 구성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250억원을 출자해 5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우리은행, 현대해상, 카카오페이, SH공사, 미디어월(다방), 피노텍 등 은행, 보험, 핀테크, 부동산, IT(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주주로 참여해 이종 업계간 협업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동산신탁사의 기본 업무는 직접 부동산 개발을 진행하는 개발신탁과 수탁자의 부동산을 맡아 관리하거나 처분하는 관리신탁, 처분신탁, 담보신탁 등이 있다.

개발신탁의 경우 부동산 직접 개발에 따른 대규모 이익을 향유할 수 있어 매력적인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지난 2016년 정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에 있어 공공기관이 아닌 부동산신탁사에게도 단독 시행자 자격을 부여해 사업 기회가 크게 늘었다.

또한 고액 자산가들이 종합부동산세 부과를 회피하기 위해 보유 부동산의 관리신탁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며 이 역시 부동산신탁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고액 자산가들의 종합자산관리(W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관련 업무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2017년 말 5조원대였던 관리신탁 규모는 올해 들어 8조원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관리신탁을 통해 종부세를 피하는 절세방법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면서 "관리신탁으로 토지를 신탁사에 맡기면 서류상 소유권이 신탁사로 이전돼 종부세나 재산세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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