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혜선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 전시, 반려견 떠나보낸 심경 담아"
[인터뷰] 구혜선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 전시, 반려견 떠나보낸 심경 담아"
  • 신정원 기자
  • 승인 2019.06.12 00:30
  • 수정 2019-06-12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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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구혜선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구혜선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구혜선이 배우가 아닌 작가로 또 한 번 대중을 만난다. 구혜선은 다음 달 28일까지 서울 진산갤러리에서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이라는 전시를 진행한다. 구혜선이 직접 지은 이 전시회 제목에는 남다른 사연이 담겨있다. 반려견을 잃은 후 얻은 슬픔과 상처를 작품에 녹여냈기 때문. 구혜선은 "반려견을 잃은 아픔이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림을 그렸지만 막상 이렇게 작품을 걸고 나니 다시 생각난다"면서도 "또 다른 반려동물들의 엄마로서 이겨내려 한다. 아이가 간 것에 대한 집착을 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떠난 반려견에 대한 애틋함과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했다.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 전시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주제는 '적막'이다. 키우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난 후 느낀 감정들을 작품으로 나타냈다. 마음이 무거운 상태에서 그림을 그렸고 작품을 그리면서 아무런 색깔도 생각나지 않아 '블랙' 컬러만 사용했다. 눈앞이 깜깜했던 현실을 반영한 추상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반려견을 잃고 나서 그린 작품이지만, 그림에 동물 모습이 있진 않다.
"그림 자체는 제가 가지고 있는 강박적인 것들이 습관화되어 있다. 앞으로 인생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많이 표현됐고, 반려동물을 잃은 제 내면의 어두운 것들이 담겼다. 작품 속 가는 선들이 바로 미래나 희망에 대한 강박을 표현한다. 도형들은 제가 삶에 만든 균형이나 규칙 같은 것들을 의미한다.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마음을 담아냈다."
 
-작품을 그리면서 마음의 치유가 좀 됐나.
"치유되고 싶은 마음에 그린 건데 막상 전시회장에 작품을 걸어놓고 나니 (반려견이) 많이 생각난다. 치유됐다기 보다는 현재 좋아지고 있는 상태다. 사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반려견을 잃고 나서 많이 힘들었다. 가족들도 그렇고 저도 2~3주 동안 몸살을 앓아 병원의 도움을 받았다."
 

'적막 12' / HB 엔터테인먼트 제공
'적막 12' / HB 엔터테인먼트 제공

-결국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에서의 '너(니)'는 반려견을 의미하는 건가.
"반려동물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 모두를 의미한다. 가까이 지내던 사람의 죽음을 겪었을 때 항상 마음에 적막감이 들었던 것 같다. 제가 사랑하는 모든 것에 대한 표현이 담겨 있다."
 

-보통 언제 그림을 그리며 작업 시간은 또 얼마나 걸리나.
"새벽에 작업하고 낮에 자는 '올빼미 생활'을 한다. 모두가 자는 시간에 작업을 하다 보면 마음도 고요해지고 집중이 잘 된다. 이번에 작업할 때는 불교 방송도 많이 들었다. 반려견을 잘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정화시키고 작업했다."
 
-지난번 전시 때 작품 완판은 물론 수익금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이번에도 기부할 생각인가.
"나한테 그림은 한편으론 짐이었다. 표현하고 나서 내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이것들을 기부하고 나누는 데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직 몇 작품이 팔렸는지 못 들었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가 아무래도 반려동물과 관련이 돼 있다 보니 수익금도 반려동물 단체 쪽에 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적막 10' / HB 엔터테인먼트 제공
'적막 10' / HB 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로 데뷔했지만 영화 연출, 작곡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예술 활동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 건가.
"모든 예술 활동을 할 때 그때 겪는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 같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감정으로 관객과 소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작업할 때는 너무 괴롭다. 움직임이 많아서 하고 나면 꼭 몸살을 앓는다. 그런데도 그만 둘 수가 없다. 음악을 만들고 나서도 '다시는 음악 안 할 거야' 했지만 감정의 변화를 느끼면 예술 활동을 찾게 된다."
   
-사실 예술 활동을 하면서 대중의 곱지 않은 시선도 받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10년째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20대 때는 부정 당하는 게 슬펐다.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생각들을 많이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부정 당하는 힘으로 작품 활동을 해온 것 같다. 인정받지 못하는 감정이 되려 작품 활동을 하는 것에 힘이 됐다. 부정의 힘으로 작가가 되려 했고 지금 돼가는 과정이다. 대중의 부정이 오히려 나를 성장하게 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연기 활동으로는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드라마나 영화로 팬들을 만나 뵈려고 노력하고 있다. 역할도 그렇고 고민이 많다. 기존에 했던 캐릭터나 작품이 아닌 새로운 걸 하고 싶다. 내 마음과 어떠한 상황들이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작품을 고민하는 사이에 또 그림을 그리게 돼 안 맞기도 했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배우로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것 같다.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새 소속사로 이적했으니 많은 기대를 해 달라.(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