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업계, KCGI 주식담보 연장 거부...먹거리 많은 한진그룹 손 들어줘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KCGI의 한진칼 지분율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행동주의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의 지분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한진그룹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다. 한진그룹 계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등 증권사의 먹거리가 달렸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만기가 도래하는 KCGI의 한진칼 지분 담보대출 200억원을 만기 연장 없이 전액 상환할 것을 요구했다.

KCGI는 현재 증권사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이용한 주식담보대출 500억원을 받아둔 상태다.

미래에셋대우에 오는 7월 22일이 만기인 200억원을 포함해 400억원을 빌렸고, KB증권에 11월 18일 만기가 도래하는 주식담보대출 100억원을 받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미래에셋대우가 12일 만기분에 대한 만기 연장을 거부함에 따라 앞으로 도래할 다음달 22일 만기분에 대한 연장 신청도 거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CGI는 증권사 이외 금융사 등에서 대출처를 찾는 등 지분율 확대를 위핸 자본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달 중 서울 강남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CGI가 일반인을 상대로 IR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담보대출 만기상환은 경영권분쟁과는 별개로 자금운용계획에 따라 만기연장을 못하고 자금상환을 진행 했다”며 “7월22일 만기분도 자금운용계획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 컨설팅에 나서기 시작한 상황이다. 한진칼과 한진, 대한항공 등 한진 계열 3사는 지난 4월 말 일제히 회사채를 발행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사채 발행과 연계된 증권사들은 한진그룹과의 관계에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국내 주요 채권 발행 기업 중 하나다. 따라서 리테일용으로 수요가 많아 증권사 다수가 회사채 인수단이 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말 한진 계열 3사의 회사채 발행에도 거의 모든 증권사가 인수단에 참여했다.

한진칼의 경우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대표 주관 아래 키움증권과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유진증권이 인수단에 포함됐다. 한진은 한진칼에 참여했던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에 더해 NH투자증권과 KB증권까지 선정하는 등 주관사를 5곳까지 확대했다. 이어 한진가의 백기사 가능성이 제기됐던 케이프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을 포함해 인수단을 꾸렸다.

대한항공은 신한금융투자를 인수단에 편입했다.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최근 한진그룹의 회사채 발행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셈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큰 먹거리를 제공하는 한진그룹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에 따르면 “한진계열 회사채는 리테일용으로 수요가 많아 인수단을 희망하는 증권사들이 많다”며 “한진그룹과 증권사의 관계가 틀어질 것을 우려해 증권사가 눈치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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