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때문?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 2000여명 집단해고 위기
하이패스때문?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 2000여명 집단해고 위기
  • 수원=신규대 기자
  • 승인 2019.06.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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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내달 1일까지 ‘자회사 전적’ 거부시 계약해지
톨게이트 노조·민노총 20만명 참여 내달 대규모 집회 예고
경기도 내 한 고속도로의 하이패스 전용 톨게이트. /한국스포츠경제DB
경기도 내 한 고속도로의 하이패스 전용 톨게이트. /한국스포츠경제DB

[한국스포츠경제=신규대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1일부터 고속도로 요금수납 노동자 정리해고 작업에 착수하면서, 이달 말까지 경기도를 포함한 전국 영업소의 약 2000여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노조(비정규직)과 민주노총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요금수납 노동인력 대규모 정리해고를 진행 중이며, 수많은 해고 대상자와 민주노총 등은 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도로공사는 요금수납 노동자들에게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주식회사로의 전적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는 노동자에게는 해고통보를 하거나 통보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도로공사의 ‘자회사 전적’ 강요는 애초부터 부당하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정부는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직접고용 원칙을 견지하고 있어, 도로공사 비정규직 요금수납 노동자들은 2013년 2월 도로공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냈고, 2015년 1심과 2017년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렇듯 법원은 고속도로 요금수납 톨게이트 노동자를 도로공사에 ‘직접고용’된 정규직이라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들은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공사는 2017년 정부가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한 이후에도 줄기차게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며 공사의 비정규직 기간제 직원으로 두거나 자회사로 전직시켜 고속도로 휴게소와 콜센터 등지에서 또 다른 서비스직으로 옮기거나 퇴직하도록 유도하는 등 온갖 꼼수를 부려왔다는 지적이다. 

실제 도로공사 정규직전환 공동투쟁본부가 요금수납 톨게이트 노동자 160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83.1%가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주식회사라고 불리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화에 반대했다.

또한 이들은 저임금과 운전자들에 의한 언어폭력, 성희롱 및 성추행, 신체적 폭력 등에 시달리고 있는 등 노동조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이러한 요금수납원의 노동조건개선을 위해서는 또 다른 용역회사·외주화가 아닌 ‘직접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전국 6500여명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을 정리하고 하이패스(자동결제시스템) 전용 톨게이트 확충 계획을 수시로 발표하는 등 비정규직 노동 당사자들를 압박해 왔다.

실제로 도로공사는 시범적으로 경기도내 44개 요금수납 톨게이트 중 31개 요금수납 톨게이트(6월1일)에 해고통보를 보냈고, 오는 16일에는 나머지 13개 요금수납 톨게이트 노동자들에게 해고 통보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전면적인 자회사 소속 전환이 이뤄지는 내달 1일에는 총 2000여명의 고속도로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집단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도로공사가 제공한 자료를 살펴보면, 하루 평균 고속도로 총 이용차량과 하이패스 이용차량을 대비해 산출한 이용률(%/일) 증가수치는 △2011년 53.6%/일 △2012년 56.9%/일 △2013년 59.4%/일 △2014년 63.6%/일 △2015년 71.0%/일 △2016년 75.9%/일 △2017년 78.1%/일 △지난해 80.6%/일 등으로 8년새 하이패스 이용률(%/일)이 27%나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갈수록 요금수납원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이 같은 추세에서 현재 해고 위기에 직면한 요금수납원들은 부당한 집단해고 움직임을 규탄하고 직접고용을 요구하면서 도로공사 시범영업소를 돌며 규탄 투쟁에 돌입했다. 나아가 정부와 도로공사를 상대로 한 전면적인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 톨게이트노조의 요금수납원 A씨(45·여)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파기한 것만으로도 모자라, 대량해고 소식을 얹어 1000만 비정규직을 끝 모를 절망에 빠뜨리고 있는 셈”이라고 분노감을 표시했다.

내달 총파업을 준비중인 민주노총 관계자 B씨(59)는 “무도하고 잔인한 도로공사 비정규직 집단해고 강행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거대한 노동자 대투쟁에 직면할 것”이며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측은 “자회사 고용을 거부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대법원 판결 전까지 기간제로 도로공사 조무원 업무를 하는 것을 권고하고 안내했다”며 “동의를 안 하면 계약은 종료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무원 업무 내용에 대해 “노선·도로 정비, 청소, 조경 관리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소별로 불필요한 인원을 줄이고, 교통량 매우 적은 영업소 같은 경우는 인근 영업소와 묶어 효과적으로 운영을 할 계획”이라며 “기존 인력으로 조정을 해보고, 모자란 인력에 대해서는 자회사 신규 채용을 해 올해 12월31일까지 기간제 고용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