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운호 게이트' 네이처리퍼블릭, 최근 세무조사 착수
잇츠한불, 스킨푸드 등도 대표 능력 의심 사고 있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연합뉴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K뷰티 열풍을 이끈 기업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대표들이 하나둘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가볍게는 실적 부진으로 인한 경영 능력 의심부터 무겁게는 횡령과 사기, 사익 편취 등 위법 논란으로 세간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16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과 오너 리스크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기업 내 최고 의사결정자인 만큼 대표의 행보에 따라 그 영향은 기업과 주주들에게까지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처리퍼블릭은 오너 부재와 함께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작,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이다. 지난 11일 국세청의 착수한 세무조사가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가 아닌 심층(특별)세무조사 일환인 것으로 분석되면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 대한 비자금 조성과 탈세 혐의 등을 파헤쳐 질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는 '정운호 게이트'의 당사자다. 그는 지난 2016년 원정도박과 법조계 비리 연루 혐의 등으로 2017년 12월 법원에서 3년6월의 징역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에 있다. 그 결과 '잘 나가던' 네이처리퍼블릭의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는 고꾸라지게 됐다.

이후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고재무책임자로 아모레퍼시픽 출신의 호종환 대표이사, 후임으로 곽선간 대표 등을 선임하는 등 재기의 몸짓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 착수와 아울러 줄곧 흘러 나오던 정 전 대표의 '옥중경영'에 대한 의심 등으로 성장세 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 전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는데도 여전히 75.37%의 지분율을 차지하며 최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스킨푸드/연합뉴스

국내 최초 '푸드 화장품'으로 자리매김한 스킨푸드의 조윤호 대표도 횡령과 사기, 사익편취 등 각종 의혹으로 수난을 맞고 있다. 스킨푸드가 100억 원대 적자로 허덕이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조 대표가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 46억 원의 연봉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가맹점주들에 불똥이 튀면서 가맹점주들은 지난 1월 조 대표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조 대표의 경영 실패로 회사가 회생절차에 이르게 된 점과 아울러 (조 대표가) 법인 비용으로 개인 사업을 하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기에 횡령 혐의로 고소하겠다"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대표 이사직에서 사퇴하라" 등의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스킨푸드와 모기업 아이피어리스는 파인트리파트너스와 인수합병(M&A) 투자계약 체결에 성공, 경영 정상화 새판 짜기에 돌입했으나 잡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높은 곳도 있다. '달팽이 크림'으로 알려진 잇츠한불이다.

잇츠한불은 한불화장품과 잇츠스킨 합병 이후 분위기 쇄신 차원으로 대표를 교체, 현재 홍동석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러나 취임 첫해부터 실적 부진에 허덕이며 홍 대표의 경영 능력 또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로 홍 대표 취임 이후 지난해 매출 2141억 원, 영업이익 199억 원으로 또다시 합병 이후 최저치의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곤두박질치며 지난해 9%를 기록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주가도 2018년 4월 2일 6만9600원에서 2019년 6월 17일 현재 2만4950원으로 1/3 가까이 급락했다.

계속된 부진에 홍 대표에 대한 책임론 언급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들이 실적 부진 등으로 교체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홍 대표 이전 잇츠한불의 대표는 김홍창 전 대표로 김 전 대표는 한불화장품 부회장을 거쳐 잇츠스킨과 한불화장품이 합병 완료하던 2017년 5월 초대 대표에 올랐다. 그러나 취임 1년을 앞에 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잇츠한불 측은 조직에 새바람을 넣기 위함이라 설명했으나 일각에선 문책성 경질의 성격이 강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잇츠한불의 2017년 실적이 2016년보다 더 나빠졌다는 근거에서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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